아프냐? 나도 아프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20.01.30 2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기자들의 직업병 중 대표적인 질환은 간과 관련된 것입니다. 흡연율이 높은데다 술자리가 잦은 만큼 간 건강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매 순간이 경쟁인 상황에서 노동 강도가 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또 저녁때 취재원을 만나는 것도 중요한 업무로 `퇴근'이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오늘 기사를 마감했지만 “내일 무엇을 써야 하나”는 발제 스트레스는 기자들에게 근무시간이 따로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합니다.

결국 이 같은 생활을 수십 년 반복하다 보면 간 질환으로 고생하는 기자들이 계속 늘어나게 됩니다.

지난 2003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L기자는 제 고등학교 선배로 조용히 술 마시는 것을 즐기는 기자였습니다.

저는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L기자의 집 근처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고인의 투병 소식을 듣고 동문들의 성금을 모아 전달한 자리에서 “만약 살아 있으면 다시 만나자”라고 했던 말이 지금도 귀에 선합니다.



#저는 한때 휴대전화 벨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벨 소리가 들려 휴대전화를 몇 번씩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왔는데도 휴대전화 벨 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보다 더 심각한 것은 지나친 스트레스로 한쪽 귀가 안 들리는 것으로, 이 증상은 병원 치료로도 쉽게 호전되지 않습니다.

어깨에 관련된 질환을 호소하는 기자들도 꽤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컴퓨터 자판에 오래 매달리는 기자들은 `오십견' 등 어깨에 대한 통증을 호소하곤 합니다.

제가 처음 신문사에 입사할 당시 편집기자들은 컴퓨터를 사용했지만 취재기자들은 원고지를 사용하는 회사가 많았습니다.

그때는 취재기자들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은 무거운 ENG 카메라(최근엔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때문에 어깨와 함께 허리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원광대 보건복지학부 김종인 교수가 발표한 한국 11개 직업군별 평균 수명 조사를 보면 `언론인'이 67세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교인 평균 수명은 80세로 비교 대상 11개 직업군 중 가장 길었으며, 의외로 정치인이 75세로 평균 수명 2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언론인의 생활습관을 보면 1일 평균 근무 시간은 10시간 38분이지만 수면 시간은 6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이 같이 근무 시간은 길고, 수면 시간이 짧다 보니 운동에 할애하는 시간도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음주는 주 1~2회 44.9%, 주 3~4회 25.8%로 다른 직종보다 음주 횟수가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이런 생활 패턴이 반복되면서 기자들의 평균 수명이 단축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신년 모임에서 건강과 관련된 `건배사'를 유독 많이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건배사가 있는 술자리부터 줄일 것을 다짐합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