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교민 격리 수용 진천·아산 주민 거센 반발
중국 우한 교민 격리 수용 진천·아산 주민 거센 반발
  • 정재신·공진희기자
  • 승인 2020.01.29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송기섭 군수 “입지 특성상 불합리한 결정… 재검토를”
지역정가·단체 등도 혁신도시에 수용시설 설치 비난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
인접 초사동 주민들 시장실 항의 방문 … 대책 요구
집회신고 후 트렉터로 입구 봉쇄 등 강력 저지 나서
충북혁신도시내 우한 폐렴 교민 격리 수용을 반대하는 진천군민들이 29일 격리 시설로 결정된 국가인재개발원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 위).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이 진입로를 트렉터로 차단한 채 집단반발하고 있다. /아산 정재신·진천 공진희기자
충북혁신도시내 우한 폐렴 교민 격리 수용을 반대하는 진천군민들이 29일 격리 시설로 결정된 국가인재개발원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 위).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이 진입로를 트렉터로 차단한 채 집단반발하고 있다. /아산 정재신·진천 공진희기자

 

정부가 우한 폐렴과 관련해 우한 지역 교민과 유학생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자 진천과 아산 지역주민들이 농기계로 시설 입구를 봉쇄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29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두 곳에 수용하려다 해당 지역주민 반발에 부딪히자 진천 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아산 경찰인재교육원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에 송기섭 진천군수는 우한 교민 수용지로 진천이 결정된 데 대해 입지 특성상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정부 에 대상지 재검토를 요청했다.

진천군의회(의장 박양규)도 이날 오전 진천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거밀집지역인 인재개발원에 수용하는 것은 비합리적 결정”이라며 “전염병 추가확산 및 국민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은 대상시설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경대수 국회의원도 이날 진천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혁신도시 내 우한 폐렴관련 수용시설 설치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박종국 더불어민주당 중부3군 예비후보도 “어린 아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 신도시에 격리수용장소가 선정된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정부에 강력히 재고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상신초등학교 학부모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저연령층 아동비율이 타지역(8%)보다 2배인 혁신도시(15%)에 수용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서영 녹색어머니회 회장은 “혁신도시에는 병원설립이 안 돼 고위험 시설이 인근에 수용되면 상황발생 시 대처방법이 없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을 더 보호해야 할 입장에서 수용시설 입주는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진천군 이장단체협상의회(회장 이봉주)와 진천군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길원), 진천군 주민자치연합회(회장 유재윤), 진천군 새마을회(회장 남재호), 진천군 어린이집연합회(회장 최승숙)도 젊은 부모와 어린 자녀들이 밀집한 혁신도시에 수용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산도 지역주민, 시의회, 시민단체, 총선 후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찰인재개발원이 소재한 초사동 주민들은 29일 아산시장실 항의 방문 자리에서 “인접한 60여가구 주민은 물론 500여m 안에 150여명이 재직하고 있는 초등학교와 480가구 아파트 주민이 생활하고 있어 어린이와 주민들의 감염이 심히 우려된다”며 “사전에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천안에서 아산으로 장소를 변경하는 것은 아산 주민을 봉으로 생각하는 처사다”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온양5동 단체협의회와 집회신고를 하고 경찰교육원 입구에 모여 트렉터로 입구를 봉쇄하고 있으며 아산시이통장협의회, 사회단체와 연대해 격리수용을 저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명수 국회의원(아산 갑)은 국내 격리시설을 선정하는 정부의 행정편의적 발상에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조속한 시정을 촉구한다”며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의 보호시설 선정을 적극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와 업무의 연계성 및 효율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보호시설을 선정해야 한다고 피력하며 오후 온양온천역광장에서 경찰인재개발원 격리시설 결정 반대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아산시의회도 이날 의장실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두 곳에 수용하려다 천안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자 갑작스럽게 아산시로 거론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격리 수용시설은 김포공항에서 가까운 인근지역에 정부의 긴급 재난 대피 시설로 지정된 곳을 활용해야 한다”며 “그 대피 시설의 활용은 김포공항에서 아산까지 이동하는 거리 및 시간 소요에 따른 확산방지 차단에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김갑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각 시설의 수용능력, 인근 의료시설의 위치, 공항에서 시설 간의 이동거리,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아산 정재신·진천 공진희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