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습관 법칙
나만의 습관 법칙
  • 이은일 수필가
  • 승인 2020.01.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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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이은일 수필가
이은일 수필가

 

경자년 새해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오던 영어공부의 연장 선상으로 원서 읽기에 도전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글 쓰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블로그를 쓰는 것이다. 원서 읽기는 서재에서 내 수준에 적당한 영어책을 몇 권 골라 두었다. 문제는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블로그다. 블로거가 되면 글쓰기 연습도 되고 창고에 곡식을 모으듯 토막글들을 모아두었다가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나중에는 습관처럼 글을 쓰게 되더라는 이야기는 더 솔깃했다.

습관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이미 여러 가지 습관 법칙이 알려져 있다. 21일 습관 법칙, 66일 습관 법칙, 100일의 습관 법칙 등 일정 기간 지속하게 되면 저절로 습관이 형성된다는 비슷한 이론의 법칙들이다. 많은 사람이 효과를 입증한 방법이긴 하지만, 사실 나는 무엇보다도 습관화되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고통이 적을수록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습관달력까지 만들어 법칙을 완수한다 해도 계속해서 고강도의 인내가 요구된다면 결국 습관으로 굳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 자신을 성장시키는 좋은 습관은 사람마다 다를뿐더러 습관을 만드는 데도 각자 적합한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찾은 방법이 `생각이 나면 그때 바로 하는 것'이다. 나만의 습관 법칙이라고나 할까. 멀리 있는 지인에게 안부를 묻는 일, 좋은 글 필사하기, 순 우리말을 노트에 적는 것 같은 일은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도 생각나면 바로 한다. 화장실 청소, 그릇 정리, 옷장 정리 역시 그렇다. 어쩌면 내가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 빼고 모든 일이 그렇다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게 무슨 습관이냐고 반론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최고의 습관이고 법칙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필요한 일일수록 자주 생각날 테고 그러면 자주 하게 될 거고, 반복하다 보면 습관이 되기도 하겠지. 아니면 또 무슨 상관이랴.

반면 쉽고 빠르게 몸에 배는 것도 있다. 일 년 반쯤 전에 나는 나잇살이라고 치부하더라도 과하다 싶게 체중이 불어났었다. 여러 다이어트 방법을 찾던 중 데이브 아스프리가 쓴 `최강의 식사'라는 책을 읽고 `방탄 커피(Bulletproof Coffee)'에 대해 알게 되었다. 방법은 간단해서 아침 식사 대신 양질의 무염(無鹽) 버터를 넣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었다.

때로는 습관은 또 다른 습관을 만들기도 한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요가, 골프 등 운동을 같이하기 시작했는데 걷기 싫어하던 내가 확실히 달라졌다. 요즘은 가까운 거리는 웬만하면 걷는다. 5년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겠다는 야무진 꿈도 꾸게 되었다. 조금씩 여행비도 모으고 날 풀리면 연습 겸 둘레길도 자주 걸어볼 생각이다.

지난주부터 작은딸이 추천해 준 `Daddy-Long-Legs(키다리 아저씨)'로 원서 읽기를 시작했다. 블로거로의 첫발도 내디뎠다. 일단 글쓰기 위한 모임의 주 3회 글쓰기 미션을 블로그에 써서 링크하는 방법을 쓰기로 한 것이다. 이제 나만의 습관 법칙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어쩌면 무척 신나고 알찬 한 해를 보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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