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 폐렴' … 한국 경제 먹구름
中 `우한 폐렴' … 한국 경제 먹구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1.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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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긴급 경제장관회의 … 208억 투입 선제 방역 총력
관광객 감소 우려…여행·음식점 등 서비스업 타격 불가피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올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출 회복과 민간소비 활성화 등으로 올해 경기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정부의 목표에 연초부터 브레이크가 걸린 모습이다. 정부는 잇따른 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나섰다.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초기 방역에 힘써 경제활동 위축이 장기화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국민안전 확보와 경제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과도한 불안감 없이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에 종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총 208억원을 투입해 우한 폐렴 선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전세기 파견 예산 10억원도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이미 확보된 예산이 부족할 경우 목적 예비비(2조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에도 기재부 간부회의를 열고 “국내 확산 정도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관련 동향을 철저히 점검·분석하도록 지시했다. 같은 날 오후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살폈다.

정부가 연일 회의를 개최하고 상황을 주시하는 배경에는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 확산 범위가 커지면 전염병 감염에 우려한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줄이면서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 소비 심리가 쪼그라들면 경기 회복 속도도 더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전염병이 퍼졌을 때 국내총생산(GDP) 감소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최근 발간한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사스 영향으로 2003년 2분기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1%포인트(p), 연간 성장률 0.25%p 내외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5월 수출 증가율도 3.5%로 전월 대비 15.7%p 추락했다. 신종플루와 메르스도 GDP 성장률을 약 0.2~0.3%p 끌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의 감소로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 사스 발병 직전인 2002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54만9400여 명이었으나 2003년에는 51만2700여 명으로 줄었다.

전염병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국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관광·음식업 등 서비스업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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