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기대감 와르르'…면세점, 우한 폐렴에 긴장↑
'한한령 해제 기대감 와르르'…면세점, 우한 폐렴에 긴장↑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1.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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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하면 피해 불 보듯 뻔해"
사스·메르스 때도 관광객 급감해

춘절 후 따이궁 입국 추이 관심



'당장 피해는 없다. 다만 장기화할 경우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국내 면세점업계에 악영향을 줄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을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 완화 기대감을 높이던 면세점업계는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또 한 번 급감할지도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정부를 향해 중국 관광객 입국 금지를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면세점업계는 당장에 피해는 없다고 말한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연휴는 전통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비성수기로 꼽힌다. 이들은 대개 춘절 직전에 한국·일본 등을 여행하고 연휴 때는 중국 내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이 시기 외국 관광을 나가는 중국인은 감소한다. 국내 면세업계 큰손인 따이궁(代工·중국 보따리상)도 마찬가지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춘절 연휴 이후 상황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5일 여행사에 모든 단체 여행을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이 같은 조치가 개별 관광객과 따이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한 폐렴으로 인한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서 올해 우리나라를 찾을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600만명)보다 최대 25% 늘어나 750만명에 육박할 거라고 내다봤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시작된 중국 정부의 한한령 기조가 사실상 해제될 거라고 예상한 것이다. 면세점업계와 매출 추세가 유사한 백화점업계도 한한령 해제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일례로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까지 중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5%, 42.6% 늘었다. 우한 폐렴 사태가 지속되면 이 같은 추세가 꺾이는 게 당연하다는 시각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연초에 세운 올해 매출 목표치를 조정해야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감염병은 매번 면세점업계 매출에 악영향을 줬다. 2003년 사스(SARS) 사태 때 외국인 관광객수는 475만2700명으로 전년 대비 11.1% 줄었다. 그해 상반기 서울 시내 6개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323만1651명으로 전년보다 6.8% 줄었다. 메르스가 위력을 떨쳤던 그해 7월엔 외국인 관광객이 62만9737명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53.5% 급감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인 관광객이다.



한편 면세점업계는 우한 폐렴 확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업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조치를 했다. 또 정기적으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매장 곳곳에 손 소독제 등을 비치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도 관광객이 많은 점포 위주로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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