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함께하는 60년생 쥐띠의 변(辯)
2020년을 함께하는 60년생 쥐띠의 변(辯)
  • 신기철 보령시청 세무과장
  • 승인 2020.01.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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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기철 보령시청 세무과장
신기철 보령시청 세무과장

 

12지 중 첫 번째지만 가장 약한 동물 쥐.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지만, `궁지에 빠진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도 있다. `58년 개띠'는 자주 들어봤어도 `60년 쥐띠'는 익숙하지 않다. 찾아보니 언론의 조명도 드물었다. 같은 베이비붐 세대이지만 가급적 견디면서 `쥐 죽은 듯'살아서 그런지.

필자가 태어난 1960년도에는 4.19혁명, 이승만 대통령 하야, 윤보선 대통령 취임, 김포공항·효창운동장 준공, 국회의원 선거법·공무원연금법·우편법이 제정·공포되었다. 60년생 CEO로는 최태원 SK 회장, 이재현 CJ 회장, 정몽진 KCC 회장이 있다. 김기덕·강우석 감독과 연예인 이경규·임예진·차화연이 쥐띠다. 정부 인사로는 홍남기 부총리, 정경두·박영선 장관, 윤석열 총장이 있다.

통계에 의하면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24만 명이다. 전체인구의 13.9%를 차지하는 거대한 인구집단이다. 그중 1960년생이 가장 많이 태어났고 지금도 가장 많다. 이들은 1·2차 석유 파동을 겪으며 초·중·고 생활을 했고 이 무렵 서울지하철이 개통되고 최초의 국산차인 포니가 출시됐다. 대학과 군 생활 시절에는 컬러TV가 출시되었고,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도 개막했으며, 대학 학력고사가 시행되었다. 사회진출 무렵인 20대 후반에는 수출 호조와 함께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이 개최되고 국민연금도 이때쯤 도입됐다. 건설 경기와 수출이 호조였던 30대에는 금융실명제, 대입수능시험이 시작됐다. 30대 후반에는 IMF 경제위기, 40대 후반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에 허리역할을 담당했다. 50대에는 구제역과 메르스, 남북관계, 세월호 참사, 탄핵, 포항 지진, 평창올림픽 등 격변의 상황을 아우르는 리더이자 버팀목 역할을 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60년생은 의미상 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닌 86세대의 선발대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후반부를 차지하는 86세대의 활동영역과 집단파워가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세대갈등 주범으로 담론화되어오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잔소리'를 응수하는 표현으로 화제가 된 “오케이, 부머(OK, boomer - 뉴질랜드 의회에서 젊은 여성 의원이 기후변화 관련 연설 도중 기성세대의 야유를 받자, 이 표현으로 응수)”도 그런 연장선이다. 세대 간의 갈등은 사안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86세대를 무조건 백안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작금의 상황은 이념의 좌우, 신분의 상하, 부의 과소를 넘어 모든 세대의 공동 책임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첫 주자인 55년생이 정년퇴직을 지나 지난해 말부터 생산연령(15~64세)에서 졸업한다. 60년 경자생도 올해 말 정년퇴직이다. 어제가 모여 오늘로 이어지고, 오늘이 가야 내일이 오는 것은 세상의 이치다. 그렇다고 오늘이 반드시 특정 세대만의 권리와 몫은 아니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미국의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Theodore Roethke)의 말처럼 말이다. 가장 많은 인구집단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60년생 쥐띠들. 풍요와 영특함의 상징인 쥐는 생존능력도 높다. 인생 2막의 환승역에 선 경자생 쥐띠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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