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생명연장 하지 않겠다” 사전연명의향서 등록 급증
“단순 생명연장 하지 않겠다” 사전연명의향서 등록 급증
  • 박춘섭 객원기자
  • 승인 2020.01.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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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3만2천여명 등록… 충북도 1만8천여명 집계
잔여수명 상대적으로 짧은 60~80대 68.5% 차지
시군 건강보험관리공단 등서 설명후 작성 등록 가능

“잘사는 웰빙도 중요하지만 늘그막에 가족 등 주변에 폐 끼치지 않고 곱게 죽는 웰다잉도 좋겠다는 생각에서 병원을 찾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습니다”

청주에 사는 한 20대 청년 김모씨(28·청주시 영운동·회사원)는 지난해 11월 등록의료기관을 찾아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의향서를 작성한 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 등록했다.

김씨처럼 불의의 사고나 말기암 등으로 임종과정에 이르렀을 때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착용, 항암제투여, 수혈 등 단순한 생명연장을 위한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향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 이 제도 시행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사전연명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53만20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남자는 15만5000여명(29%), 여자는 37만7000여명(71%)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2배 이상 많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가 전체의 48.5%를 차지한 25만8000여명에 이르고 충북의 경우 1만8000여명(3.4%)이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과 충남도 각각 2만2000여명(4.2%)와 4만1000여명(7.7%), 세종시는 1500여명(0.3%)을 차지했다.

이 같은 등록현황은 2018년 2월 시행 1개월간(3개월 시범사업 포함) 2만400여명에서 시행 1년 13만4000여명, 시행 1년6개월 33만7000여명, 지난해 12월 말 시행 1년10개월 만에 53만여명에 이르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세 미만이 1346명, 30대가 2852명, 40대 1만3844명, 50대 4만3010명, 60대 11만8464명, 70대 24만6603명, 80대 10만6548명등 잔여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60~80대가 전체의 68.5%를 차지했다.

현재 사전연명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많지 않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청주한국병원만이 등록대행기관(현재까지 767명 등록)으로 돼 있고, 일선 시군 건강보험관리공단 시군지사나 출장소에서 할 수 있으며 일선보건소는 제천과 음성 증평 옥천보건소만이 대행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대전광역시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외에 대전성모병원, 충남대병원, 대전웰다잉연구소와 유성구보건소에서 가능하다.

충남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시군지사 외에 천안 단국대병원, 천안웰다잉협회,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 천안의료원, 서산의료원, 홍성의료원, 공주의료원, 청양군보건의료원, 보령시보건소, 서천군보건소, 금산군보건소가 등록기관으로돼 있다.

세종특별자치는 건강보험공단 세종지사에서만 등록이 가능하다.

등록 절차는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대행기관을 방문해 자신이 향후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한 뒤 이 문서는 연명의료 정보처리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되어야지만 비로소 법적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이 같은 절차는 등록대행기관에서 알아서 처리해준다.

올해 1월부터 대행기관으로 등록한 제천시보건소에는 지난 2일 이상천 제천시장과 홍석용 시의회 의장이 제천시보건소에서는 최초로 등록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 신청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민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면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방송과 신문 등 언론에서 사전연명과 관련한 소재를 다루면서 국민들의 참여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춘섭 객원기자
(충청타임즈 독자권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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