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두리틀'·`해치지 않아'·`미스터 주' 쏟아지는 동물영화 왜?
`닥터 두리틀'·`해치지 않아'·`미스터 주' 쏟아지는 동물영화 왜?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0.01.21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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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천만시대 인식변화
전시적 존재서 소통대상으로
할리우드선 장르로 자리매김
가족영화 시즌중 우연 분석도
(왼쪽부터) '닥터 두리틀', '해치지 않아', '미스터주: 사라진VIP' 영화 한장면.
(왼쪽부터) '닥터 두리틀', '해치지 않아', '미스터주: 사라진VIP' 영화 한장면.

 

반려동물이 1000만에 육박한 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총인구가 5136만명인 점을 고려할 때,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몇 해 전부터 `마리와 나', `애니멀즈', `개밥 주는 남자', `대화가 필요한 개냥', 그리고 최근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등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이미 동물 영화가 하나의 소재로 자리 잡은 할리우드를 따라가듯, 앞다퉈 동물영화가 극장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 `닥터 두리틀'을 포함해 `해치지 않아',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등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해치지 않아'는 망해가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동물의 탈을 쓰고 동물 연기를 하게 된 동물원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닥터 두리틀'과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동물과 말을 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 편의 영화 모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들 모두 최근 변화된 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과거 영화에서 동물은 인간을 돕는 존재거나, 구경거리인 `전시적' 존재로 그려졌다. 이후 영화계는 동물을 의인화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에는 동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평론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무관하지 않다고 짚으면서 의미있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천만 시대가 됐다. 그저 바라만 보는 존재인 동물과 실제 일상을 공유하는 존재는 다를 수밖에 없다. 거기서 발생되는 문제는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영화에서 인간과 동물의 직접적인 소통은 없었다. 지금은 동물과 대화를 하거나 동물의 입장이 돼 보는 영화들이 나온다. 우리가 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소통'에 대한 부분을 다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덕현 평론가는 앞선 동물 소재 프로그램과 달리 최근 방송을 시작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가 인기를 얻은 이유도 `소통'과 관련된다고 강조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문제가 있는 개와 견주에게 전문가 강형욱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동물의 언어는 인간의 언어와 다르다. 그래서 동물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이해하면 안 된다. 강형욱 주목받는 이유는 이러한 `소통의 오해'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역시 비슷한 관점을 견지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아무래도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반려자'나 `가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동물을 단순히 귀여운 존재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처럼 감정이 풍부한 존재로 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들의 언어를 번역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영화 흐름 또한 인간과 동물이 대화하는 쪽으로 설정이 많이 흐르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하재근 평론가는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된 동물 영화를 한국 영화계가 적극 다루기 시작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이미 동물 영화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초창기라고 본다”라며 “이번에 나온 영화들이 성공적이야 동물 영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동물 소재 영화들의 개봉이 가족 영화가 필요한 시기에 발생한 우연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해당 영화 속에서 동물을 활용한 방식 또한 새로울 게 없다고 말했다.

오동진 평론가는 “이런 영화가 올해 많아진 건 가족영화가 필요한 시기에 애니메이션과 가족영화가 퇴보한 탓이 크다”라며 “`장수상회' 이후로 성공한 가족영화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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