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아무것도 몰랐다
충북교육청 아무것도 몰랐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0.01.21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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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비상인데... 청주 중·고생 중국 우한시 방문
학생 20명 등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어학·문화체험
이달 16일 입국 … 시보건소 모니터링·설문조사 진행
도교육청·시교육지원청, 출국 사실·인원파악도 못해
중·고 방학계획서 등 공문체계 미비 … 대책마련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발생지가 중국 우한시로 확인된 가운데 최근엔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 당국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교육청은 중국 우한시로 청주지역 중·고 학생 20명이 중국 우한시에 장기간 머문 사실도 보건당국이 이들 학생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해 학생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청주 지역 중·고등학생 20명과 지도교사 2명은 지난해 12월 25일 `청주시 청소년 우한시 어학·문화체험'을 위해 중국 우한시로 출국해 2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청주시 주최로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체험단은 중국 대학 내에서 어학연수와 문화체험 등 제한적인 프로그램만 진행한 후 지난 13일 중국 낙양으로 이동해 2박 3일간의 유적지 견학 일정을 마치고 16일 귀국했다.

청주시는 지난 1월 1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우한 폐렴 발병 사실을 인지했고, 체험단이 입국한 당일 방역기동반 직원들을 보내 학생들과 인솔교사를 대상으로 발열 점검과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잠복 기간인 2주(14일)를 감안해 청주시 보건소는 2~3일 간격으로 체험단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발생지가 중국 우한시라는 사실은 체험단이 출국한 이후인 올해 1월 1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 체험단이 입국한 지난 16일 방역기동반을 파견해 학생과 교사 모두 체온을 재고 설문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귀가시켰지만 오는 29일까지는 잠복기라는 점을 고려해 2~3일 간격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청주시가 중국 우한시 체험단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지난 16일부터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지만 충북교육청과 청주교육지원청에서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체험단에 인솔교사로 참여한 교원들이 소속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중국 우한시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지만 출장 목적에 어학체험 인솔로만 기록돼 우한시 체험단에 참여한 학생 인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한시로 출국한 교사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서류를 보게 됐고 출장 목적에 학생 인원 등이 없어 파악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보건팀 관계자는 “우한시로 학생이나 교사들이 출국한 사실도 보건당국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공문 체계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유·초등의 경우 단위 학교에서 방학계획서를 해당교육지원청에 제출해 학교 행사나 구성원들의 일정을 어느 정도 파악했지만 중,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2학기부터 시행되지 않아 학교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방학기간 학교 일정 등을 조사하고 싶어도 교원들이 업무 과중이라고 여길까 봐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모 고등학교 관계자는 “방학기간 학생들이 해외로 출국해도 파악하기가 어렵고, 교사들도 공무국외출장 외에는 연가나 자율연수는 파악조차 없다”며 “학생 안전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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