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국내에 있다”… 경찰 내사 착수
“직지 국내에 있다”… 경찰 내사 착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1.16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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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95년 `직지 국내 존재설' 첫 제기 보도
작년 대학교수가 보관 신고… 11개월째 수사 지지부진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경찰이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금속활자본'(이하 직지)이 `국내에 있다'는 소문에 따라 이를 찾기 위해 내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16일자에 이렇게 보도하면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직지의 경제적 가치는 약 1조원으로 추정되지만, 국내에 다른 판본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지 국내 존재설'이 처음 제기된 것은 1995년이라고 보도했다.

충북 청주시에 살던 최모(현재 사망·당시 43세)씨가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직지 한 권을 사촌의 지인 안모(당시 43세)씨가 빌려간 뒤, 엉뚱한 책으로 돌려줬다”며 소송을 냈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직지를 직접 만져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책 표지의 부드러운 질감 등을 정확히 묘사했다고 한다.

당시 법원은 4년 만에 안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훔쳐간 책자의 행방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최씨는 이후에도 안씨 주변을 탐문하는 등 책자를 추적하다가 2010년대 중반 지병으로 숨졌다.

그렇게 19년이 흘러 작년 2월, 경찰에 직지에 관한 신고가 접수됐다.

안씨의 20년 지기 친구인 현직 대학교수 이모씨가 안씨로부터 직지를 훔쳐 보관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신고자는 안씨와 무관한 50대 여성 A씨였다. A씨는 “내가 이 교수에게 1억원을 빌려줬는데, 이 교수가 `훔쳐온 직지를 팔면 1억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이 교수 말로는 전문가에게 직지를 보여주고 확인까지 마쳤다더라”라고 했다.

A씨는 이씨로부터 들었다는 `직지 입수 경위'도 경찰에 설명했다. 안씨가 23년 전 훔친 직지를 어느 공공도서관의 `책자 유료 보관 서비스'코너에 맡겨놨는데, 이러한 내용을 알게 된 이씨가 도서관 직원을 속여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경찰 조사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도 여럿 나왔다. 안씨가 “900억원짜리 책이 있으니 빚은 걱정 안 한다” “수사기관이 절대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놨다”등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들이었다.

그렇지만 수사는 11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증언 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는 데다, 교수 이씨는 물론 `피해자'로 지목된 안씨조차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다.

조선일보는 하지만 학계에서는 여전히 실낱같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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