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걸음 내딛기
첫 발걸음 내딛기
  • 김응경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주무관
  • 승인 2020.01.1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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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응경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주무관
김응경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주무관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그날도 날씨가 조금 쌀쌀했다. 지난해 11월 1일, 이날은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한 주의 마지막 평일, 혹은 어떤 이들에게는 `불금'의 티켓을 얻을 수 있는 날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조금 특별했다. 내가 공무원의 신분을 갖게 되는 첫 발걸음인 임용식의 날이었기 때문이다. 평범하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임용식 그날의 사람 김응경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보고자 한다.

첫 출근보다 3일 앞서 치러진 임용식.

`이제 정말 공무원으로서 첫발을 내딛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어머니와 함께 임용식장으로 향했다. 발령지를 알게 된 후 처음 든 생각은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여기도 공무원이 일하는 곳이었나?'하는 것이었다.

시청, 구청, 읍·면·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로 바뀐 걸 몰랐다)는 들어봤어도 사업소는 조금 생소했다. 그렇게 기쁨과 떨림이 뒤얽힌 감정을 준 임용식을 마치고 신비로움을 가득 안고 청주랜드, 그곳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를 가니 돔 모양의 다소 생소한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설마 이곳은 아니겠지 하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지만 도저히 내가 생각하는 사무실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선배 공무원께서 내려와 주셨다. 그리고 사무실로 안내해주셨는데 `설마 여기는 아니겠지?'했던 곳이 내가 일할 사무실이 있는 곳이었다. 그렇게 2층으로 올라가서 사무실 문을 통과하자 많은 선배 공무원이 아직은 멋쩍은 웃음을 짓는 나를 미소로 반겨주셨다. 편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러 간 자리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날, 나의 공무원이 되기 위한 2차 면접(?)이 시작됐다.

소장님 실에 멀뚱히 앉아있는데 곧 그냥 딱 봐도 인상이 좋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팀장님과 푸근함을 물씬 풍기는 선배 공무원들이 와 앉았다.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지만 긴장감과 떨림이 가슴속을 타고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감정은 최종 면접 때 느꼈던 그것과 같았다. 그렇게 면접장에서의 감정과 친근함이라는 상이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어졌다. 솔직히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무슨 질문에, 무슨 대답을 했는지는 기억이 다 나진 않는다.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셨고 거짓 없이 내 솔직한 생각을 말씀드렸다. 하지만 그 많던 질문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삶에 있어서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솔직히 그런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조금 당황했지만 늘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인 “나 하나 참으면 모두 행복해진다”라는 말을 가슴에 담고 살았던 터라 그냥 말씀드렸는데 표정이 심각해 보이셔서 `아, 잘못 말씀드린 건가?'하고 걱정했던 것이 아직도 떠오른다. 그렇게 체감 상으론 1시간 정도의 심층 면접(?)이 끝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처음 임용식을 마치고 가던 발걸음과는 무게감이 사뭇 달랐다. `이제 곧 진짜 첫 출근이구나.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두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다! 남들에게 폐 끼치지 않게 한번 열심히 해보자!'라고 조금은 두렵지만 설레는 나의 멋진 새 출발을 기대하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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