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잦고 눈 없는 겨울 겨울특수 엇갈린 희비
비 잦고 눈 없는 겨울 겨울특수 엇갈린 희비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0.01.12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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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등 웃자라 농민들 한숨 무름·균핵병 등 발생 우려도
제천 의림지얼음페스티벌 등 곳곳서 겨울축제 개최 `타격'
골프용품 매출 19% 늘고 롱패딩은 전년比 31% `뚝'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겨울답지 않은 날씨로 인해 곳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겨울철은 강추위 없이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데다 눈 대신 겨울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

따뜻한 겨울 탓에 농작물이 웃자라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대표적 월동작물인 마늘이 평년보다 10~15㎝ 웃자란 데다 겨울비로 수분이 과다 공급되면서 마늘 상태가 예년만 못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잎집썩음병(무름병)이나 균핵병은 물론 뻥마늘(스펀지마늘) 발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겨울철 마늘에 수분이 많이 공급되면 마늘 조직이 약해져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 역시 마찬가지다.

따뜻한 날씨는 보리 생육에 좋은 조건이 되지만 갑자기 눈이 많이 오거나 기온이 떨어지면 동해 피해를 볼 수 있어 농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보리가 웃자랄 경우 수확시기가 빨라져 과잉생산마저 우려된다는 것이다.

과수농가도 따뜻한 겨울이 반갑지만은 않다. 눈 없는 겨울이 이어지면 병해충이 죽지 않고 겨울을 보낼 수 있어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농협의 한 영농지도사는 “따뜻한 날씨에 병해충이 죽지 않고 겨울을 나면 영농철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앞당겨질 꽃피는 시기에 기온이 떨어지면 동해 피해가 생겨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 축제도 따뜻한 기온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다.

제천 의림지 얼음 페스티벌은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의림지가 얼지 않아서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었다.

제설기로 인공눈을 동원해 축제장을 꾸몄고, 의림지가 얼지 않아 공어 낚시 체험을 맨손잡기 체험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겨울이 실종되면서 유통가에서 전통적인 비수기인데도 골프용품 수요가 급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9일까지 매출 분석 결과, 골프용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골프 클럽이 44.3% 매출 신장률을 기록해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골프 모자는 86.6%, 골프 장갑은 21.4% 늘었다. 이 밖에도 브랜드 골프웨어, 골프공 매출도 각각 16.9%, 8.7% 증가했다.

이마트는 올겨울 날씨가 따뜻하고, 눈도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골프용품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품별 희비도 엇갈렸다.

따뜻한 날씨 탓에 롱페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8%가 줄어든 반면 다운 베스트(오리털을 넣어 만든 조끼)는 73.4%나 증가했다.

또 일반적으로 여름철 수요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음료와 비빔라면 매출도 각각 13.7%, 35.6% 치솟았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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