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체육회장 선거 페어플레이하라
충북체육회장 선거 페어플레이하라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0.01.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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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하성진 부장
하성진 부장

 

충북체육이 연초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오는 16일부터 시행되면서 전날까지 민선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이 맡아왔던 지역체육회장 자리가 이제는 민선 체제로 바뀐다. 이 개정안 취지는 정치와 체육의 분리다. 체육의 탈정치화를 이루겠다는 얘기다.

관선 형태의 체육회장 자리를 민간에 이양하는 선거는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충북지역도 마찬가지다. 다만 후보자 간 합의 추대가 이뤄지면서 도내 시·군 민선체육회장 대부분은 무투표 당선으로 선출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지역별로 다수의 인물이 거론됐지만, 후보 난립에 따른 체육계 분열 우려와 출연금 논란 등이 더해지면서 후보 단일화로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충북도체육회와 옥천군체육회, 괴산군체육회를 제외한 9개 시·군 체육회장이 사실상 확정됐다.

맏형격인 충북도체육회장은 2명의 후보가 등록하면서 오는 10일 선거를 치른다.

도체육회장 선거는 김선필 전 도체육회 사무처장(74)과 윤현우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61)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분위기가 후끈하다.

단일화에 실패한 두 명의 후보는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김 후보는 중도하차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깨고 완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선에 부담을 느끼고 후보직을 내려놓지 않겠냐는 예측과 달리 윤 후보의 적극성도 주목할 만하다.

공약 못잖게 회장 출연금 문제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김 후보는 애초 출연금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출연금 필요성 여론이 비등해지자 김 후보는 지난 3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체육회장 출마 잣대를 출연금으로 삼지 말라는 뜻이지 안 낸다는 것은 아니다”며 “(회장이 되면) 활동비와 판공비 등은 스스로 부담해 체육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출마 선언 당시부터 출연금은 필요하고, 다른 시도와 형평성에 맞는 선에서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충북 체육 활성화를 구호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며 “충북 체육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자립 기반을 구축하고 생활체육 활성화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후보에 대한 지역 체육인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민선 회장 체제의 전환은 결국 자치단체에 의존해온 충북 체육이 이제는 정치적 독립과 재정적 자립을 꾀하는 게 골자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다만 체육인들은 자치단체장의 입김이나 정치적 색깔을 배제하려면 순수한 전문체육인을 회장에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반면 충북체육의 재정자립을 높이기 위해선 정무·재정 능력을 갖춘 젊은 경제인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비등하다.

김 후보든, 윤 후보든 초대 충북체육회장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누구보다도 열정을 갖고 충북체육을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느 선거에서든 상대 후보의 비방과 흑색선전은 존재한다.

충북체육회장 선거만큼은 모름지기 페어플레이라는 스포츠정신에 따라 깨끗하게 치러지길 기대한다.

뚜껑이 열렸을 때 당선자와 낙선자가 서로 안아주고 박수를 보내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이틀 후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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