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10대 뉴스
기해년 10대 뉴스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12.3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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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
이재경 국장(천안)

 

2019년 한해가 저물어간다. 안녕, 기해년. 해마다 연말이면 떠올리는 `다사다난'. 올해도 어김이 없다.

언론들이 전한 올 한해의 국내 10대 뉴스를 보면 그 말이 실감이 난다.

매체마다 서로 선정한 10대 뉴스가 제각기 다르지만 대체로 다섯 가지 정도는 일치하는 것 같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현재 진행 중인 국회의 패스트 트랙 갈등, 일본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불인정에 따른 경제 보복과 한국의 불매 운동, 강원도 산불을 비롯한 과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등 각종 재난사고.

톱 10중 상위 5순위에 해당하는 이들 뉴스는 올 한해가 역시 다난(多難)했던 한 해 였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하반기 정국을 뜨겁게 달군 `조국 사태'는 진보와 보수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10대 뉴스다. 청와대는 지난 8월 초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이후 검찰이 관련 의혹에 대해 대대적으로 수사에 착수해 조 전 장관의 부인, 5촌 조카 등이 구속되고 조 전 장관마저 기소돼 사법 심판대에 서게 됐다. 이 과정에서 조국 전 장관의 지지와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서울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광장에서의 조국 사퇴 집회가 대결 양상으로 전개돼 여론마저 두 동강이 났다. 아직 조국 사태는 진행형이다. 그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경제부시장과 관련된 감찰 무마 의혹마저 제기돼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판문점 깜짝 회동으로 어느 정도 충격이 상쇄되긴 했지만 올해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정세에 긴장감을 돌게 했다. 일괄 타결 협상을 바랐던 미국과 단계적 합의와 이행을 바랐던 북한은 회담장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끝내 등을 돌리고 말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판문점 회동 주선은 가까스로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놓았다는 평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겉으로는 친분을 `과시'하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는 한일 양국의 관계를 최악으로 치닫게 했다. 일본은 치졸할 정도로 터무니없는 핑계를 대며 한국 반도체 산업에 충격을 줄 수출 규제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곧바로 한국이 반도체 소재 부품 국산화에 진력을 쏟으면서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됐다.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왜 항상 `긴장'이어야 하는지 또 자각하게 됐다.

국회는 또다시 동물 소리를 들어야 했다. 1년 내내 선거제 개혁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담은 패스트 트랙 법안을 놓고 대치했다. 여야간 갈등으로 민생 법안들은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있으며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재난 등 각종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은 한해였다.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승객 25명이 숨졌다. 4월에는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등에서 잇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면적 4000여개인 2872만㎡의 면적이 소실됐다.

`잡히지 않는 집값'도 10대 뉴스에 올랐다. 서울, 수도권의 집값이 고공 행진을 하는 가운데 지방의 집값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서울의 집값이 아파트 1평 당 1억원을 웃도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 말고는 대부분 좋지 않은 소식들인 올해 기해년의 10대 뉴스. 새해 경자년엔 부디 온 국민의 기분이 흐뭇하고 즐거워질 10대 뉴스들이 연말 지면을 장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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