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도 “풍자와 위트를 허하라”
기자에게도 “풍자와 위트를 허하라”
  •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19.12.26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최근 충주시 유튜브를 접한 뒤 너무 재미있어 그 유튜브를 만든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유튜브 제작자는 외부 인력이 아니라 젊은 충주시청 공무원이었습니다.

`시장이 시켰어요'편의 경우 조길형 시장이 직접 출연해 유튜브 제작을 지시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시장이 시켰어요'편은 조회 수가 55만회를 기록했으며 충주시 유튜브는 조회수가 최고 70만회를 상회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이 공무원이 충주시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면서 `댓글 공작 중'이라는 자막을 넣은 것을 보고 오랜만에 크게 웃었습니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을 빗대 넣은 단어이지만 공무원 스스로 `공작 중'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이 대단하다고 평가합니다.

충주시 유튜브 제작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풍자와 위트가 절정에 달한 것은 시장실에 들어가는 유튜브 동영상입니다.

나중에 자신이 앉을 자리라고 시장 자리를 가리키면서 자막엔 `역모'라는 단어를 명시했습니다.

이 같은 수위의 유머를 수용하는 충주시의 개방적인 분위기가 유튜브의 성공을 견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지방경찰청 유튜브도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부산경찰청 유튜브는 마약사범 검거 현장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리면서 조회 수가 46만회를 기록했고 여자 경찰관이 `귀요미'송을 불러 조회 수가 33만회에 달했습니다.

여경이 부른 `귀요미'송은 페이스북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좋아요'가 5만 건을 넘었다고 합니다.

부산경찰청은 또 가족 관계를 강조하면서 `아버지 보고 싶어지는 영상'을 통해 경찰들에게 아버지의 소중함을 일깨워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본 이 영상은 조회 수가 64만회를 기록하면서 대대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부산경찰청 유튜브는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찰하면 떠오르는 경직된 분위기가 부산경찰청 유튜브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충북도내 언론사 기자들도 SNS 활동을 통해 회사와 자신을 홍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막론하고 재미와 감동을 느낀 적이 많지 않다는 게 제 솔직한 심경입니다.

물론 기자들이 동영상과 자막을 본인이 직접 제작해 올려야 하는 등 여러 한계로 재미와 감동까지 추구한다는 것은 힘든 실정입니다.

하지만 풍자와 위트가 있는 동영상의 강력한 효과를 감안하면 기자의 상상력이 충주시와 부산경찰청을 따라잡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요즘 EBS에서 탄생시킨 `펭수'에 대한 열기가 대단합니다. 교육방송의 분위기에서 이 같은 동영상을 만들어 낸 것은 풍자와 위트를 폭넓게 수용하는 회사의 배려가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특히 다른 회사에도 출연하는 `펭수'는 사장 이름까지 거론할 정도로 거침이 없습니다.

충북도내 기자들의 SNS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회사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