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일품인 목서 가족들
향기가 일품인 목서 가족들
  • 우래제 전 중등교사
  • 승인 2019.12.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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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우래제 전 중등교사
우래제 전 중등교사

 

꽃향기 중의 향기를 뽑으라면, 또 내가 화목구품(花木九品)을 만든다면 목서의 향이 단연 일품이다.

암수딴그루로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핀다. 목서의 크기는 4~5미터까지 자라는데 꽃은 자잘하게 잎겨드랑이에 붙어 핀다.

꽃은 볼품없는 모양이지만 큰 꽃을 피우는 나무들을 제치고 그 향기가 천하일품이다.

향기 좋은 목서(木犀)는 `나무 무소(코뿔소)'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계화(桂花), 월계(月桂)로 부르기도 하는데 달나라에 계수나무는 바로 목서를 뜻하는 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황백색, 백색, 황색, 붉은 오렌지색 등이 있는데 꽃색이나 잎의 모양에 따라 금계(금목서), 은계(은목서), 단계(홍목서), 자계(구골나무)로 부른다.

목서속에 속하는 식물은 여러 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는 종은 목서, 은목서, 금목서, 구골나무, 박달목서 등이 있다.

목서는 노란빛이 도는 흰 꽃이 핀다. 다음에 흰 꽃이 피는 은목서가 있는데 이름이 문제다.

일부에서는 주황색 꽃을 피우는 목서의 변종인 금목서와 비교하기 위해 은목서(O. fragrans)라고 했다 하여 목서와 같은 종으로 보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아예 은목서(O. asiaticus) 라는 종이 따로 있다고도 한다.

조경업자들이 구골나무와 목서의 교배종을 은목서(O. Χfortunei)라고 유통시키고 있다. 교잡종이기에 잎 가장자리의 거치가 구골나무 보다 얕고 목서보다는 높고 뚜렷하며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이 교배종을 은목서라 부르느냐 구골목서로 부르느냐 논란이 되고 있는데 학계에서는 구골목서로 부르거나 아예 구골나무와 같은 나무로 보기도 한다.

참으로 헷갈리는 것이 은목서다. 이는 원산지에 목서의 종류가 150여종이 있는데 이를 들여오면서 같은 이름으로 불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목서는 목서의 변종이기에 목서와 비슷하며 향기가 가장 좋으나 추위에 약한 것이 단점이다.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목서 종류 중의 하나가 특산식물인 박달목서다. 전남과 제주 일부에 드물게 자생하며 잎에 거치가 거의 보이지 않는 특징이 있다.

구골나무는 대만과 일본이 원사지이며 호랑가시나무처럼 거치가 무시무시한데 수령에 따라 잎의 거치 모양이 다양하다. 그래서 서로 다른 종으로 여겨 수많은 학명과 이명이 생긴 종이다.

일부에서 뿔잎목서라고 부르는데 구골나무의 이명이다.

`전북 부안의 내소사는 전나무 숲길로 유명해요/(중략)/ 오감이 황홀한 아픔에 휩싸여 삼층탑을 도는데/ 은은한 어떤 향에 몸의 세포가 화하게 열렸어요 / 부처님이 와 계시나, /영혼의 눈동자가 향의 근원을 찾아 헤맸지만…/ 알지 못한다 해도 그 몽환이 아주 오래갈 걸 알겠어요 /천왕문으로 나가려 할 즈음 / 천 년 느티 앞에 사람 키만 한 두 그루 나무가 그제야 눈에 띄었죠 / 도톰한 녹색 잎에 진한 금빛 자잘한 꽃을 단 /금목서라네요'(내소사 금목서 이정란)

옛 선비들은 사랑채 앞에 심어 놓은 금목서 꽃이 피면 벗을 불러 술상을 차렸다는데 금목서 향에는 못 미치지만 가을에 심은 은목서(O. x fortunei) 한 그루. 꽃 피면 목서 꽃차 한잔 같이 나눠 마실 편안한 사람들이 찾아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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