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환경문제가 예술로 해결될까요
우리 지역 환경문제가 예술로 해결될까요
  •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 승인 2019.12.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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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현대예술을 선도하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올해 90여 개 국가관 전시 중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전시는 리투아니아의`태양과 바다'였다. 이 작품은 20여 명 정도의 아이, 어른, 노인 그리고 강아지까지 전시건물 안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해변에서 일광욕도 하고, 책읽기와 공놀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도 하는 등 해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모습을 연기한 작품이다. 인공해변의 모습 위로 오페라 음악이 나오며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오페라를 관람하듯 위층에서 목재 난간에 기대어 아래층의 인공해변을 감상했다.

미술 전시장에서 만나게 된 해변의 풍경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 작품의 중요한 부분은 인공해변 위에서 부르는 배우들의 노랫말이다. 이 노랫말에는 우리가 휴양지에서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기후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것이 환경 재앙이 되어 지구의 종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올해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 작품처럼 예술이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생태예술이라 불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물론 이전에도 환경예술은 1960년대 이후 정크아트나 대지미술 혹은 자연 미술 등의 예술장르가 있었지만 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생태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기후변화, 천연자원고갈, 다양한 종들의 멸종, 유전자변형씨앗과 같이 환경오염문제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 지구 그리고 우리의 실존적 문제를 바라보는 예술활동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생태예술활동 중 필자가 관심 있게 본 것은 2년에 한 번 개최되는 스코틀랜드 환경예술축제이다. 이 축제에는 지역의 예술가와 과학자, 학생, 요리 사 등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자연환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사유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담론을 다루는 축제이다. 주민은 자신의 창고나 집에서 예술가들은 작품으로 요리사는 지역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학생들에게는 생태예술통합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과학자는 실험을 하며 자신들의 작업내용을 축제를 통해 공유한다.

환경을 바라보는 서로의 접근방식을 나눔으로써 자기 안의 고정관념이나 다른 사람들이 설정해놓은 틀을 바꿔보려는 시도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은 생태감수성을 회복하며 `세상을 바꾸는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닐까? 환경은 하나의 전문분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이러한 지역자료로 우리 생활의 근거지인 지역 속에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생명의 의미를 발견하는 환경예술축제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혹시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우리 작품이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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