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 딸에게
결혼하는 딸에게
  • 이명화 청주시 남이면 행정복지센터 민원팀장
  • 승인 2019.12.11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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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명화 청주시 남이면 행정복지센터 민원팀장
이명화 청주시 남이면 행정복지센터 민원팀장

 

사랑하는 내 딸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할머니 댁에 떼어 놓고 와서, 새벽마다 아이 울음소리를 환청으로 들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엄마 출근 후부터 퇴근시간까지 아홉 살 어린 네가 오롯이 혼자 보내야 했을 때 궁여지책으로 수영 강습을 받게 했지. 봉고차로 가는 데 1시간, 오는 데 1시간, 강습 1시간, 한나절을 보내면서도 즐겁게 지내줘서 고마웠다.

초등학교 3학년,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해 비를 맞고 집에 돌아온 날 이후 너는 1년 내내 가방에 우산을 넣고 다녔지. 최근엔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우산을 갖고 다니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고등학교 3학년 야간자습시간에 간식 당번이라 빵을 나눠주러 학교에 갔더니 “우리 엄마가 학교에 왔다”라고 마냥 좋아하던 너를 보며, 바쁜 엄마라, 부족한 엄마라 많이 미안했다.

여섯 살 어느 달밤에 “아빠, 달이 따라와요.”, “(아빠 목소리를 흉내 내며) 달이? 네가 좋은 모양이로구나.”, “아니에요, 아빠가 좋은가 봐요. 아빠 머리 위에 있는 걸요?” 시를 외우던, 어리고 귀엽기만 했던 네가 어느새 훌쩍 자라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구나.

늦은 나이까지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지? 엄마는 마음 한편으로 결혼도 포기하는 요즘 시절에 남자친구가 있으니 결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든든했다. 합격한 후 결혼하면 더 좋았겠지만 결혼 먼저 한 후 합격해도 괜찮겠다 싶고, 결혼하면 책임감을 갖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할 것 같아 허락하고 결혼을 진행하면서 너희들이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현재까지는 잘한 결정이라 생각하고 있다.

결혼생활은 좋은 날, 기쁜 날도 있지만 힘들고 어려운 날도 많단다. 인생의 역경이 찾아왔을 때 서로 충분히 이해해 주고 믿어 주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란다. 서로의 입장에 서서 충분히 생각해 보고 진지하게 믿어주는 것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단다.

늘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라. 서로를 도와가며,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매사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있으면 하는 일이 잘될 것이다.

결혼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다. 결혼 전엔 둘만 좋으면 되지만 결혼을 함으로써 양가의 가족이나 또 다른 것들로 마음 써야 할 일이 아주 많단다.

엄마는 사위를 대할 때, 아들이 사돈댁에서 받았으면 하는 대우를 해 주려 한다. 딸도 시부모님께 엄마 아빠에게 하듯이 두 분을 잘 따르고 공경하며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너는 귀한 존재이고, 특히 엄마 아빠에게는 이 세상 무엇보다도 귀하고 소중한 존재란 사실 늘 잊지 말고 지내렴.

엄마가 읽은 책에서 좋은 글이 있어 축복의 글로 대신하려 한다.

항상 찬란해져라

앞으로 걸어갈 당신의 인생길이 아름답고 찬란하길 빕니다.

그리고 행복도 함께하길 빕니다.

밝은 무지개가 뜨기를 빕니다.

오늘은 맑음

당신의 인생도 맑음

찬란한 삶이 함께하기에

당신은 참 좋은 사람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

당신의 인생이 찬란하기를.

찬란한 하루가

당신을 즐겁게 하기를

행복하게 만들기를

찬란해져라.

당신의 하루도

당신의 인생도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 전승환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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