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김우중 전 대우회장 청주와의 인연은?
타계한 김우중 전 대우회장 청주와의 인연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9.12.1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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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소년소녀가장 보금자리 대우꿈동산아파트 건립
고속버스터미널 가경동 이전 기부채납 등 대표적 족적
2014년 충북대 특강 `창조·도전전략과 정신'도 뇌리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9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인이 청주에 남긴 족적이 지역민들을 숙연케 하고 있다.

고인과 청주와의 `교집합'으로는 단연 대우꿈동산아파트를 꼽을 수 있다.

고인은 1989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주는 글모음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저서를 냈다. 책자는 100만부 이상이 팔렸고 인세 수익도 꽤 많았다.

평소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강조했던 고인은 인세 수익 사용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소년소녀가정의 불우 청소년들이 많았고, 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주거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고인은 곧바로 대우재단에 아파트를 건립하라며 인세 수익 전액을 내놓았다.

대우재단은 김 전 회장이 전 재산을 출연해 설립한 재단이다. 재단은 그의 이런 뜻을 받아들여 소년소녀가정 지원을 결정했다.

1991년 재단은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부지를 확보하고 1991년 아파트 건립에 착수했다. 그렇게 지어진 아파트가 소년소녀가정 91가구의 보금자리, 청주 `대우꿈동산아파트'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대우꿈동산 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시민들. /충청타임즈DB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대우꿈동산 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시민들. /충청타임즈DB

청주 고속버스 터미널 이전도 김 전 회장의 청주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청주 고속버스 터미널 가경동 이전은 청주의 서부개발을 촉진하고 도시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이었다.

1999년 ㈜대우건설의 청주 출신 상무가 나서 실무를 맡았다. 김 전 회장의 통 큰 결정으로 부지확보와 시설을 대우가 책임지고 시행했다. 16년 사용 후 청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하고 착공, 99년 1월에 준공했다.

2014년 김 전 회장의 충북대 특강도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김 전 회장은 그해 12월 4일 충북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조와 도전의 전략과 정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당시 그는 “젊은이들은 대단히 높은 잠재력이 있지만 꿈과 비전이 없다”고 진단한 뒤 “한 달에 한 번씩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미 세계는 우리에게 빨리 다가와 있다. 세계와 소통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며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언어는 물론 감각까지도 현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인은 당시 특강 말미에서 대우꿈동산아파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에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1989년 봉명동에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대우꿈동산을 만들었다”며 “이 시설이 지금까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진 지역사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우그룹 멤버였던 지역의 인사들도 김 전 회장의 별세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주의 한 대우맨 출신은 “생전 회장님의 청주 방문이 3~4차례 정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영접했다”면서 “유독 청주에 관심이 많으셨다. 대우꿈동산아파트, 터미널 이전 기부채납은 회장님이 청주에 남기신 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충북 출신 대표적인 대우맨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개척자'로 꼽히는 셀트리온 창업주 서정진 회장이다. 서 회장은 나이 서른넷에 대우자동차 임원에 올랐다. 대우그룹이 해체후 “앞으로 바이오산업이 뜰 것”이라는 전망에 대우자동차 동료들과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바이오텍을 설립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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