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지 않은 도시 충북
살고 싶지 않은 도시 충북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12.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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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충북을 떠나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중·고학생과 대학생, 청년들까지 충북을 떠나고 싶다는 응답자들이 많아지면서 청소년층의 충북 이탈 심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올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벌인 3개의 실태조사로 확인할 수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11월에 발표한 `최근 7년간(2012년~2108년) 충청권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7년 동안 충북을 떠난 20대는 1만2638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1800명가량의 젊은이들이 충북을 떠난 것이다. 20대뿐만이 아니라 39세까지 청년층을 확대하면 2006년부터 10년간 2만7000여명이 타지로 떠나면서 지역의 청년층 인구 유출 문제는 충북의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충청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청년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충북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벌인 `2019년 충북청년실태조사 결과'발표에서도 충북의 청년 절반 이상이 충북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5년 내 충북 외 타지역으로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58.3%를 차지해 충북의 정주 여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7일 충북도교육청이 한국교원대학교 연구팀에 의뢰한 연구결과에서도 `미래의 충북 거주 의사'를 묻는 말에 응답 학생들은 보통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충북의 미래를 생각할 때 간과하기 어려운 설문조사들이다. 충북의 미래이자, 가까운 시간에 경제 주축이 될 젊은이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 떨어진다는 것은 도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충북에 살고 싶지 않다는 청소년층이 증가하면서 지자체의 청년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북의 지자체도 2~3년 전부터 공공기관이나 공공분야에서 청년 관련 지원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군 단위 지자체에서도 대학생 지원, 기숙사 입주,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이 충북을 떠나거나,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 대부분은 교육과 취업 및 이직, 문화사회 인프라 부족 등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청년 일자리는 지자체의 미래와도 직결돼 발등에 불이 되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청년층의 충북 이탈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지방분권이 시작되면서 유행어처럼 차용하는 상징적 문구가 `살고 싶은 도시'이다. `살고 싶은'이란 말에는 여러 가지 함축적인 의미가 들어 있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안전해야 하고, 서민들이 이동하기 편리할 정도로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야 하고, 자녀를 위한 교육기관이 확보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자리와 주거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주택문제도 포함된다. 그냥 살고 싶은 도시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정작 `살고 싶은 도시'를 위한 구체적인 도시 조성에는 미온적이다.

청년 인구 감소나 변화가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스란히 지역경제의 몫이란 점을 고려할 때 지자체의 자구책도 시급하다. 공공기관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강력히 추진하고, 청소년층의 인구유출 방지를 위해선 정주 여건도 개선해야 한다. 교육·문화·의료, 주택 등 삶의 질과 관계된 생활환경을 조성해 청년들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고령화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청년정책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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