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등대지기
청렴 등대지기
  • 최동진 청주시 청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 승인 2019.12.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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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최동진 청주시 청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최동진 청주시 청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등대(燈臺)는 항로 표지의 하나로 바닷가나 섬 같은 곳에 탑 모양으로 높이 세워 밤에 다니는 배에 목표, 뱃길, 위험한 곳 따위를 알려주려고 불을 켜 비추는 시설이다. 한편 `희망은 어두운 삶에 빛을 밝혀 주는 등대와 같다'라는 것처럼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 주는 사람이나 사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등대를 지키는 사람을 우리는 등대지기라 부른다. 지난 2001년 소설가 조창인은 조용하고 평화롭던 구명도에서 외롭고 힘겨운 등대지기 재우의 삶과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미움과 원망, 화해의 과정을 그린 `등대지기'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했다.

등대지기인 주인공 재우는 해양수산청 산하 항로표지과 공무원으로, 심한 폭풍우가 치는 날 등대에 올랐다가 낙뢰 사고를 당한다. 그렇게 죽어가는 재우의 곁으로 치매에 걸려 제정신이 아닌 어머니가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힘들고 병든 몸으로 높은 등대에 올라 자식이 삶의 끊을 놓지 않도록 옆에서 물을 먹여주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다.

국민들은 누구나 공직자에게, 이 소설에 나오는 등대지기로서 재우가 보여주는 마음가짐과 자세로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렇다면 공직자인 우리에게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가 필요할까?

어느 시대나 공직자의 도덕성과 근무 자세는 국가 사회의 안정과 질서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많은 권한이 부여되므로 다른 직업군에게 요구되는 것보다 더 높은 윤리규범, 즉 공직을 우선시하는 봉사정신과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청렴결백(淸廉潔白)이 요구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공직자의 행동규범이 자율적으로 준수되도록 기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요한 사항은 법으로 규정해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 중에서도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하는 청렴(淸廉)은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필수 덕목이다. 공직자의 청렴한 마음가짐과 자세는 국가의 경쟁력이자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행정 개선을 통한 민생의 안정을 실천한 지방관의 표상 제주목사 이약동은 후손에게 `살림이 가난하여 나누어 줄 것은 없고 있는 것은 오직 낡은 표주박과 질그릇일세, 주옥이 상자에 가득해도 곧 없어질 수 있으니 후손에게 청백하기를 당부하는 것만 못하네'라는 훈계 시(訓戒詩)를 통해 공직자들이 지녀야 할 올바른 마음가짐과 자세를 일깨워줬다.

공직자인 우리는 이러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누군가를 지켜준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꼭 그 일을 해야만 한다. 실상 등대는 험한 바다를 오고 가는 배들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그리고 그 등대의 불빛을 반짝이게 하는 것은 외로운 등대지기의 몫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세상이 뒤바뀌고 문명이 발달해도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등대처럼, 그 등대를 지켜주는 등대지기처럼, 공직자인 우린 오늘도 청렴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시민의 청렴 등대지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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