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박 용 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 희끗, 겨울을 알리는 눈이 내리는가 싶더니 금세 사라졌습니다. 펑펑 내리는 눈도 이제는 보기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시인의 겨울밤은 그래서 더 그리운 풍경이 됩니다. 사그락사그락 눈 내리는 겨울밤은 마음속 고향이 된 지 오랩니다. 밤새 내린 눈이 지붕을 덮고, 들판을 하얗게 덮을 때 달빛이 내려앉은 시골집 풍경은 그 모습으로 평화였을 겁니다. 마을 앞에 흐르는 내를 건너기 위해 신발을 벗고 바지를 둥둥 걷어붙이던 누군가의 겨울밤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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