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메시지
경고 메시지
  • 박사윤 한국교통대 한국어강사
  • 승인 2019.12.0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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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사윤 한국교통대 한국어강사
박사윤 한국교통대 한국어강사

 

얼마 전에도 좁은 농로로 가다가 한쪽 바퀴가 빠져 버렸다. 나오려고 발버둥쳤지만 나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자동차보험 긴급출동서비스를 불렀다. 바퀴가 깊게 빠져 있어서 커다란 견인차가 와서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 운이 좋지 않았다고 스스로 위로해 보았지만 미리 예견된 사고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은 지날 때마다 낙엽에 묻혀 가장자리가 잘 안 보여서 늘 조심해야 했다. 언젠가 한번은 빠질 것 같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늘이었던 거다. `이럴 줄 알았어.'라며 조심성 없음을 자책했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게 마련이다. 원인이 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잘 알면서도 일을 겪고 나서야 수습하는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게 된다. 편리함 때문에, 귀찮다는 이유로 나중으로 미루거나 방심하다가 꼭 낭패를 본다. 수많은 경고 메시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괜찮겠지'라는 무사안일주의가 있었던 것 같다.

요즘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는 `인간재해'일 때가 많다. 그동안 자연은 끊임없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이 벌어지기 전에 여러 가지 증후가 있었으리라.

뉴스에서 각종 사고 소식을 늘 접한다. 교통사고, 상가 화재 등의 뉴스를 접할 때마다 원인을 찾아보면 화재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단지, 그것이 언제 일어날지만 몰랐을 뿐이다.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는 전조현상이라는 게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무시하고 일이 벌어지고서야 `그래서 그랬구나!'라며 미리 준비하고 조심할 걸이라고 후회한다.

사람보다 똑똑한 기계가 참 많다. 가까이 접하는 전자계산기만 해도 사람의 암산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특히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는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과 총 500회 대국을 벌여 499회 승리하기도 했다. 인간과의 바둑대결에서 이겨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이처럼 사람이 만든 기계가 사람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 인간의 능력이 대단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공상과학영화에서 보면 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일이 벌어진다. 언제일지는 몰라도 실제 이런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이 또한 안다면 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보통 초행길에는 내비게이션을 켜고 간다. 요즘 GPS가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알려 주어서 정확하고 편리하다. 그래서 내비게이션을 켜고 가면 길 찾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이 가끔 데이터 오류로 목적지와 전혀 관계없는 곳으로 간 적도 여러 번 있다.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기계도 오류가 발생한다. 기계에 너무 의지하는 건 좋지 않은지 알면서 편리함에 오류를 감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작은 실수도 반복되면 큰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게 아니다 싶을 땐 바로 방향을 바꾸거나 유턴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뭔 미련이 많아서 끌어안고 있는지. 또 후회할 일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

이 순간도 자연이 아파해 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이 끊임없이 보내는 메시지를 받고도 모른 척할 때가 너무 많다.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자연이 보낸 메시지에 대답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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