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문학관 건립 마케팅부터 하자
청주, 문학관 건립 마케팅부터 하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12.02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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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청주시가 문학관 건립을 추진한다. 6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문의면 일대에 2022년까지 건립한다는 소식이다. 86만 인구도시인 청주가 문학관이 없는 자치단체로 꼽히는 것을 생각할 때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다.

이런 가운데 시의 문학관 건립을 두고 지역 문학계가 신동문문학관과 청주문학관을 두고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문학관의 이름으로 압축할 수 있는 이견의 배경에는 `신동문'이라는 개인과 `청주지역 문인'다수의 의미가 대치되고 있는 것이다.

신동문문학관에 힘을 싣고 있는 딩아돌하문예원은 한국 문단에 독특한 발자취를 남긴 신동문 시인의 문학세계를 조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국의 문학관이 대부분 개인 이름의 문학관으로 운영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사용할 경우 구체성이 결여되어 문학관 건립 목적이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견해다.

청주문학관 건립을 주장하고 있는 문인들은 개인의 문학적 업적에 편중하기보다 지역작가들의 종합 문학관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 세금으로 건립되는 만큼 청주 출신 작고 문인들을 비롯해 앞으로 청주를 빛낼 후배 문인들을 위해서라도 포괄적 명칭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이다.

양측이 내세우고 있는 명칭의 당위성에 청주시는 문학관 건립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명칭 부문은 문학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설정하겠다고 조심스럽게 선을 그으면서 지역문학계에 공을 넘겼다.

명칭을 두고 이견이 있지만, 청주시가 처음으로 문학관 건립을 확정한 지금, 지역문학계의 고민도 깊어져야 한다. 신동문문학관이냐, 청주문학관이냐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왜 문학관을 건립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견해를 좁히며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00여개가 넘는 문학관이 운영되고 있다.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도 있고, 자치단체의 이름으로 된 문학관, 창작자를 지원하는 문학관 등 다양하다. 전국에 개별적인 문학관이 산재해 있다 보니 여행코스에 문학관 투어가 생겨날 정도로 도시의 인지도를 높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 중에는 분명 운영이 잘되는 곳도 있을 테고, 부실하게 운영되는 곳도 있다. 운영에 걸림돌이 무엇인지, 운영이 잘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후발 주자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청주시로서는 마케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개인문학관이 가진 장단점과 지자체 이름으로 된 문학관이 가진 장단점도 조사해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도 필요하다. 지역의 시민들은 어떤 문화공간으로 건립되길 원하는지, 어떻게 활용하길 원하는지 알아야 장기적인 문학관 운영 계획도 수립할 수 있다. 문학관이 문인들만을 위한 문화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는 충북에서 올해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권태응문학관이나 홍명희문학관, 영동문학과도 마찬가지다. 건립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 건립 목적에 따라 문학관의 성격과 운영, 자료 수집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문학관 운영은 자연히 부실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명칭 논란은 무의미하다. 지역문학계는 논의의 지점을 명칭에 한정하지 말고 전국의 문학관을 탐방하고, 좋은 운영 사례를 통해 지역문학관 건립에 힘을 실어야 한다. 목적과 운영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청주시가 건립할 문학관이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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