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한 걸음부터
나의 작은 한 걸음부터
  • 한지혜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 승인 2019.12.02 1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한지혜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한지혜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고민하는 순간에 직면하곤 한다. 예를 들면 길을 지나가다 `이것 하나쯤이야'하며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만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으로 하나하나씩 버리다 보면 그곳은 악취로 진동해 수습하기 힘든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돼버린다. 청렴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적은 돈이니 받아도 문제없겠지' 하며 저지르는 정도가 경미한 비리들이 모여 결국 신음소리로 가득한 병든 사회가 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공무원의 비리와 관련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 어느 보육 담당 공무원이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에게 지급되는 급식 전자카드를 멋대로 만들어 1억 원 넘는 돈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 결국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지자체에서 부패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시민 감사관 제도 등 다양한 제도를 펼쳐왔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수많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찰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소탐대실하는 경우를 보니 같은 공무원으로서 매우 안타까웠다. 한 개인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크나큰 손해를 끼쳤고 그 파장이 엄청나다. 공무원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앞으로의 행정을 색안경부터 끼고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선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들까지 똑같이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국가공무원법에도 명시돼 있는 청렴의 의무는 매우 중요한 공직자의 덕목이다. 업무 능력이나 친절함도 중요하겠지만 청렴은 그중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부패한 공무원은 어느 시민에게도 믿음을 줄 수 없으며 그가 집행한 행정은 힘을 잃고 많은 사람에게 지탄받는다. 비리가 만연한 사회는 제대로 돌아갈 리 없고 결국 병들어버린다.

어떻게 하면 부패를 근절하고 청렴한 행정을 펼칠 수 있을까? 법이나 제도 같은 외부적인 해결책도 있겠지만 필자는 공무원이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끊임없이 소신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려운 게 아닌 누구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바른 자세이다.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시민의 이익을 위해 청렴하게 봉사함을 마음속에 새기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 스스로가 자신의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린다면 아무리 조건이 잘 갖춰졌다고 해도 무용지물이 된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유혹에 흔들릴 때도 있다. 그때마다 양심의 거울로 자신을 바라보며 신규 공무원으로 임용됐을 때의 초심을 지키려 노력한다면 어리석은 잘못을 범하지 않을 것이다.

목민심서를 저술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청렴에 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외침(外侵)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의한 민심의 이반(離反)이다.”

세도 정치의 부패와 관리들의 비리로 백성들이 비탄에 빠지고 사회의 질서가 무너져 결국 나라의 위기를 맞았던 조선 후기의 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공무원이 청렴해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 실천은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닌 나의 작은 한 걸음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