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과 알고리즘
뉴런과 알고리즘
  • 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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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전영순 문학평론가·칼럼니스트

 

소소한 것에 집착하고 소유하려는 욕망이 내 무덤 내가 판다. 오늘날 우리는 과연 바른길을 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져본다.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진화한 호모사피엔스의 상상적 도전이 예측불허의 미래 인간 모델을 초래한 시대가 도래했다. 인간의 상상력이 나은 허구의 세계가 과학기술과 맞닥뜨리면서 그간에 정립한 이론과 담론이 무색하게 되었다. 수천 년 동안 추구해온 서구의 진보적 교육이 낳은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존엄성을 혼란스럽게 한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와 기술의 변화는 세대 간의 격차는 물론 인간의 정체성마저 헛갈리게 한다.

기술 혁명과 직면하면서 인간의 뇌 구조마저 AI화 되어가고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 가전제품이나 늘 소지하고 다니는 핸드폰에서 나온 전자파가 암암리에 뇌로 전달되어 회로가 엉켜지거나 혼선을 타고 있다. 호모사피엔스란 이름답게 인간은 늘 무엇인가 갈망하며 새로운 세계를 동경한다.

우주의 질서와 평화, 자유, 정의가 보장된 인간답게 살기에는 앞서버린 과학기술이 우리의 인간성을 파괴하는 우려마저 든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C++ 프로그래밍교육 전문가는 학교 교육이 구체적인 기술 교육보다는 삶의 기술로서 `4C(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력(collaboration), 창의력(creativity))를 주장하지만, 균형 잡힌 정신적 소양이 우선되어야 한다. 자본주의가 낳은 과학기술은 국제화 시대를 만들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크다. 자국의 이익으로 인해 국가 간의 무역 경쟁과 핵무기의 위협이 수평적 관계가 아닌 수직적 종속 관계가 되어 되레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을 대신할 인공지능의 출현은 우리를 기계화로 무능력하게 만드는 도구이자 수단이 되고 있다. 자아 성찰이니 깨달음이니 하는 사유의 체계가 아닌 정보기술과 생명기술로 쏟아지는 유무한 정보가 진실을 왜곡시켜 우리를 무능하게 만든다. 과학기술로 정신적 혼란의 시대를 맞이한 최초의 시대가 현재 우리가 아닌가 싶다. 인간이 주장해온 가설이나 이론, 철학이 과학기술로 거대한 담론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었다. 눈앞에 닥친 현실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시공간에서 호모사피엔스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진화할 것이다.

지역적, 개인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우리 역사상 가장 윤택한 삶을 사는 시대가 지금의 우리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2048년에는 가상공간으로 이주할 수 있다는 예측은 우리를 놀라게도 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이 탄생시킨 현실의 과학 문명을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과학 문명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성은 상실해서는 안 된다. 생명 있는 종의 상위인 인간이 호모사피엔스가 탄생시킨 기계와 우위를 결정할 수 있을까? 미래는 확신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거대한 담론과 가설도 어떻게 변할지 점지할 수 없다. 과학기술과 맞물린 문명의 발달로 거짓 정보가 아무리 난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성만은 회복되어야 한다. 인간이 기계에 포로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아무리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간다고 해도 우리의 미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요구하는 시대적 욕망에 따라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회 구조나 문화가 변화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진화한다. 정보와 통신이 우리를 좌지우지하는 시대 알고리즘이 지혜로운들 살아 있는 생명체 인간의 뉴런을 능가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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