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회의원의 역할을 기대한다
지역 국회의원의 역할을 기대한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11.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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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
석재동 부장

 

충북도와 각 시·군이 내년도 정부예산 추가 확보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정부예산안에서 누락된 지역 관련 사업비를 국회심사과정에서 반영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정부예산안 처리시한은 매년 12월 2일이다. 게다가 내년 4월 15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다.

이 때문에 요즘 국회에선 여야 의원들의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 늘리기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예산안에서 불요불급한 지출을 솎아내기는커녕 오히려 지역구 민원성 사업비를 끼워넣는데 주력하고 있다.

의원들이 국민이 낸 세금을 이용해 매표행위를 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국회의 오랜 관행으로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도 문제의식을 갖기보단 지역 예산을 증액하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최근 한 달간 이시종 충북지사가 여섯 번이나 국회를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에서 예산 증액 및 신규 반영을 추진하는 사업은 모두 40개다.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청주 10건, 충주 7건, 제천·단양 7건, 보은·옥천·영동·괴산(동남4군) 9건, 증평·진천·음성(중부3군) 7건이다.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된 충북 관련 예산은 5조9218억원이다. 이날 건의한 사업 중 일부만 국회 심사과정에서 반영되거나 증액되면 도정 사상 첫 국비 6조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반대로 국회의원들로선 이 때가 인기 상한가를 치는 계절이다. 광역은 물론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제발로 찾아와 제발 도와달라며 읍소한다. 지역구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해 있는 상임위원회의 성격에 따라 전국 모든 자치단체 관계자들이 만나기를 청한다.

그 중에서도 예산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포함된 의원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올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는 충북 연고의 의원이 4명이나 포함됐다. 해마다 여야 1명씩 2명 안팎이 포함되던 것에 비하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1775억원의 지역 예산을 반영한 바 있다.

지역 연고의 예결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이후삼(제천·단양) 의원, 자유한국당 이종배(충주)·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 바른미래당 김수민(비례대표) 의원이다. 이종배 의원은 한국당 간사라는 중책도 맡았다. 청주출신의 김수민 의원은 내년 총선 때 청주 청원선거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여기서 지역 국회의원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은 국익과 지역구 이익이 충돌하지 않는 이상 지역의 이익을 챙길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지역 예산과 관련해서는 여야도 따로 없다. 한목소리를 내고, 같은 행동을 해야 한다.

최근 지역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던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제천·단양 주민들이 기대했던 시멘트 지역자원시설세(시멘트세) 신설이 포함된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돼 충북도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충북에는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을 중심으로 한 현안사업도 많다.

해 놓은 일도 없이 표를 달라고 하는 행위는 염치 없는 짓이다. 오랜만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본연의 소임을 다해 뿌듯하다고 홍보하는 12월 2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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