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광·제조업 출하·부가가치 역대 최대…고용은 0.1% 찔끔 늘어
작년 광·제조업 출하·부가가치 역대 최대…고용은 0.1% 찔끔 늘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11.2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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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 기준 광업·제조업 조사 잠정 결과' 발표
출하액 1567조·부가가치 567조…석유정제·전자 등 호조

조선·車 부진 여전…조선업 출하액 12년만에 가장 낮아

종사자 수 증가율 0.1%…최근 10년 평균 3.5%에 못 미쳐



2017년 경기 호황을 이끌었던 반도체 산업 호조세가 지난해까지도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의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 조선업 등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제조업에서의 종사자 수는 1년 만에 증가세를 회복했지만, 조선업 등에선 2만명 넘게 감소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광업·제조업 조사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광·제조업 출하(생산된 제품이 판매 등의 목적으로 사업체에서 출고되는 것) 액수는 1567조1000억원으로 1년 전(1515조원)보다 52조원(3.4%) 늘었다. 증감률은 최근 10년(2008~2018년)간 연평균 수치를 밑돌지만, 수치 자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8년 이래 가장 크다.



부가가치(생산액에서 주요 중간투입비를 뺀 수치) 역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광·제조업 부가가치는 567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조원(2.9%) 증가했다. 부가가치는 2014년부터 5년째 증가하면서 2016년 처음으로 500조원대에 진입해 이를 유지하고 있다.



출하액을 산업별로 보면 석유정제가 132조3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8%(24조6120억원) 크게 불어났다. 화학 역시 9.5%(14조910억원) 늘어난 162조46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석유 제품 가격이 올라 관련 산업이 수혜를 입었던 것으로 통계 당국은 분석했다. 이밖에 호조를 보인 산업은 전자(273조7120억원·3.8% 증가), 철강(143조8570억원·3.2% 증가) 등이었다.



출하액 규모가 큰 전자 산업을 뜯어보면 전자 부품(-7.2%), 통신·방송장비(-9.1%) 등에서 부진했지만, 디램(DRAM) 등 반도체 출하액이 17.4% 증가했다.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이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현상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자 부품은 해외 경쟁이 심화됨과 동시에 단가가 하락하면서 출하가 감소했다. 통신·방송장비 부문은 휴대폰의 해외 생산이 확대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2년 전 수주 절벽을 맞았던 조선업은 지난해까지도 출하 실적이 좋지 않았다. 2018년 조선업 출하액은 44조3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4%나 줄었다. 2006년(41조5618억원)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이다. 이진석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2016년에 시작된 부진이 지난해까지 이어졌다"며 "수주가 출하로 이어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올해부터는 수주량이 개선되고 있어 2019년 조사에선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주력 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출하액도 전년 대비 2.1% 감소한 188조7710억원으로 조사됐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생산이 줄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지엠(GM) 군산 공장이 문을 닫은 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둔화하면서 수출이 줄고 있는 점 등도 반영됐다.



이밖에 비금속광물(-2.9%), 금속가공(-1.2%) 등 산업에서도 출하액이 줄었다. 부가가치 역시 출하액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석유정제(22.9%), 전기장비(8.4%), 전자(7.0%), 화학(6.8%) 등에서 늘었고, 비금속광물(-3.5%), 자동차(-3.3%), 금속가공(-1.7%) 등에선 줄었다.



지난해 광·제조업에 종사한 사람은 총 296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는 2000명(0.1%) 증가한 수준이다. 종사자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0.1%) 이후 8년 만인 2017년(-0.1%)에 감소했다가 지난해 증가세를 회복했지만,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준(3.5%)에는 못 미쳤다.



의약품(9.1%), 화학(5.2%), 식료품(4.6%), 전기장비(3.4%) 등에서 종사자가 늘었지만, 조선(-4.6%), 전자(-2.6%), 금속가공(-2.6%) 등에선 줄었다. 전자와 금속가공, 조선업 등에서 줄어든 종사자는 총 2만4000명 정도다. 특히 감소 폭이 컸던 조선업에는 지난해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성동조선에서 4000명에 가까운 종사자가 줄어든 것이 반영됐다. 선박건조업 분야 상위 10개 업체에서의 종사자 수 역시 평균 3.1% 감소했다.



서비스업에 비해 광·제조업은 고용유발계수(취업유발계수, 10억원어치의 재화를 만들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가 비교적 낮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산업 평균 고용유발계수는 10.9였는데, 광·제조업은 7.7에 불과했다.



종사자 10인 이상 사업체는 6만9835개로 전년 대비 0.1%(45개) 증가했다. 역시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감률(1.7%)을 밑돌았다. 자동차(2.6%), 식료품(2.4%), 화학(2.3%) 등에서 늘었지만, 전자(-3.2%), 섬유(-2.0%), 금속가공(-1.2%) 등에선 줄었다.



이번 조사는 광업·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6월12일부터 7월26일까지 2018년 실적을 조사해 집계한 결과다. 잠정치로, 다음달 말 이후 발표되는 확정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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