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직전 멈춘 치킨 게임…'임시 봉합' 언제든 갈등 재점화
충돌 직전 멈춘 치킨 게임…'임시 봉합' 언제든 갈등 재점화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11.2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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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WTO 제소 절차 임시 중단
日, 한일 정책 대화 수용…백색국가 복원 '조건부 재검토'
관계 파국 막는 '임시봉합' 수준…언제든 갈등 재연 가능성
 
한일 양국이 한치의 물러섬 없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놓고 종료 직전에야 '조건부 연장안'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한국은 추후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조건으로 연장하고, 일본은 화이트 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의 한국 복원을 전제로 양국간 '수출관리 정책 대화'에 임하기로 했다.
한국은 또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것이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했던 것에 대한 절차도 일시적으로 중단 시키기로 했다.
일본은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한국의 수출관리 운용제도의 신뢰성에 대한 확인 과정을 거쳐 현재 3개 품목에 대한 규제 해제 방안을 재검토 하기로 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일 외교당국 간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2019년 8월23일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키로 했다"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간 수출관리 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대 품목의 수출 규제에 따라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절차를 정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일본 정부는 한국과 '수출관리 정책 대화'에 나서기로 했으며, 외교당국 간 과장급 준비 회의를 거쳐 국장급 대화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 한국의 수출관리 운용제도의 신뢰성 확인 절차를 거쳐 현행 3가지 수출 규제 품목을 규제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방안을 재검토 하기로 했다.
청와대가 지난 8월22일 지소미아의 종료 결정 방침을 밝힌 뒤, 하루 뒤인 23일 일본 정부에 이와 같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통보한 것과 일본 수출규제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한 2가지 사항을 조건부로 정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취하기로 한 조치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일본이 발표한 '수출관리 정책 대화'는 화이트 리스트의 복원을 포함한 개념"이라며 "3개 품목의 경우 우리의 수출관리 운용 제도를 확인하는 것을 통해서 재검토토록 한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조건부로 양보한 지소미아와 WTO 제소는 국제법적으로 즉시 효력을 갖는 구체적인 것들인 반면, 일본의 경우 약속한 2가지 사안이 '검토하겠다'는 수준의 이행을 담보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추후 갈등이 재점화 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이날 합의는 완전한 해결이 아닌 임시적으로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남은 과제와 고민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제기 된다.
그럼에도 추후 일본의 조치 상황에 따라 한국 정부가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점이 성실한 조치 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소미아 중단 기간에 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그 시한을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최종 해결은 앞으로 일본 측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효력 정지 기간이) 상당 기간 연장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지소미아를 바로 종료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간단히 설명하면 7월1일 이전 상황으로 복귀해야 된다"며 "3개 품목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철회 돼야만 (임시 중단 중인) 지소미아의 (계속된) 연장과 WTO 제소를 (완전히)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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