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대하는 전지적 참견시점
일을 대하는 전지적 참견시점
  • 한서하 청주 상당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 승인 2019.11.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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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서하 청주 상당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한서하 청주 상당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즐거운 일, 행복한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침 출근길에 콧노래가 나오고 행복했던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연차가 차면서 책임져야 할 일도, 신경 써야 할 일도 많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은 일대로 힘들었고 사람들과의 관계, 동료, 선후배, 상사와의 관계가 점점 부담스럽고 힘겹게만 느껴졌다.

일 때문에 마음을 다치는 일도,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나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일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일과 육아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점점 커져 한탄과 푸념을 늘어놓는 지경에 이르자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했다.

일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해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이다.

적절한 대가인 돈을 벌기 위해서, 성과를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두꺼운 서류뭉치에 묻혀 눈이 침침해지도록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민원인과 실랑이하면서, 과연 일이 주는 만족감과 행복감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찾아야 할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만 고통스러운 일은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며, 새로운 일을 대할 때마다 겪게 되는 불안, 걱정, 스트레스 때문에 일에 대한 본연의 의미는 잊은 채 일의 노예가 돼 이끌려 살아가기 십상이다.

먼저 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초심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어렵게 내디딘 첫 직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일을 배울 때의 감사한 마음, 첫 월급을 받아 부모님께 용돈과 선물을 드렸던 가족과의 추억, 첫 적금 통장을 만들고 가졌던 미래에 대한 꿈을 생각하며 일이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

일에 대한 두 번째 관점은 일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다. 일이 있으면 일에 관계된 사람들, 즉 인간관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의도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모든 것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처럼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서로 마음을 맞춰가고 적응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작고 큰 갈등 속에서 작은 오해가 쌓여 적대적인 감정으로 커지기도 한다.

논어를 인용해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협조하되 창의적인 개성을 존중하고(화이부동), 공부하는 조직을 만들고(유교무류), 내면의 실력뿐 아니라 멋진 표현력도 갖추고(문절빈빈),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중용의 전신으로(과유불급), 스스로를 성찰하고 상대를 배려하며(극기복례), 말보다 실천을 앞세워 신뢰를 얻고(눌언민행), 곁가지가 아닌 일의 핵심을 아는 능력(본립도생)'

필자는 이 중 스스로를 성찰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극기복례의 정신을 교훈 삼아 어렵지만 열린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쉽게 풀어가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일에 대한 순수한 마음가짐은 잊은 채 생계수단으로서 일을 대하며 푸념과 걱정만을 달고 사는 요즘, 예전의 나를 다시 찾고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을 만들기 위해 일을 대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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