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밥 먹여주는 세상은
예술이 밥 먹여주는 세상은
  •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 승인 2019.11.20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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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티안 라폼므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작가

 

언제부터였을까?

필자 역시 `배가 고파야 진정한 예술작품이 만들어진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정말 뛰어나고 위대한 예술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안 되는 것일까?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 진짜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식어 버리는 것일까? 순수한 열정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서의 예술에는 영혼이 담겨 있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비난과 경멸을 하는 것일까? 하지만 예술에 있어서 돈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의 작품이라도 자신의 예술작품을 소비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예술작품은 사장될 수도 있다. 예술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작가는 연명할 수가 없다. 르네상스 시대의 뛰어난 작품들 대부분은 부유한 후원자들이 제공해준 돈으로 그려졌다.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돈을 받고 초상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모나리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미켈란젤로는 `돈은 내가 이루어낸 업적의 동인(動因)'이라고 말했다. 피카소 역시 `미술은 돈'이며 `예술은 비즈니스다. 예술은 무한한 돈의 흐름이다. 돈으로서의 예술은 결코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유일한 목표는 그저 벌 수 있을 만큼 버는 것이고 건강 다음으로 좋은 것이 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도스토옙스키도 `문학은 돈이 아닐지 모르지만 원고는 확실히 돈이다'라고 했다.

예술가가 궁핍해지면 본인 스스로 생존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으로 추락하게 되고 작가의 예술 세계 역시 궁핍하고 외로워진다.

작품을 소비해주는 사람이 없고 그것을 유통하는 예술시장이 없다면 그 작품은 단지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지역에서 새로운 예술장터를 만들기 위해 필자도 라폼므현대미술관에서 지난 5년 동안 전시기획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예술프로젝트를 시도했다.

그동안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및 판매의 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까지 매년 총 5회에 걸쳐 아트플리마켓 및 예술청년 일자리 멘토 행사 등을 개최해왔다. 이를 통해 예술계통 전공 청년들의 창업멘토와 함께 지역 작가들에게는 전시와 판매의 기회를 그리고 일정 수익금으로는 소외계층의 예술복지 기금을 마련하고자 노력했으며 주민에게는 일상에서 쉽게 예술작품을 접하고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적정 가격대의 작품과 아트상품들을 제공해 왔다. 처음에는 미술관에서 전시가 아닌 아트플리마켓을 왜 하는지, 그리고 청년창업문제를 왜 미술관에서 진행하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부정적인 말들이 나온 적도 있었다.

5년이 흐른 지금은 미술관과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변화로 다가오는 6회째 미술관 아트플리마켓과 예술청년 창업멘토행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관련기관이나 단체, 재단 등의 지원금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누구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여건과 가능성만 있다면 예술 작가들을 위한 다양하고 많은 예술장터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를 통해 얼어붙은 예술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며 예술이 밥 먹여주고 예술가도 부자 되는 세상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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