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Befo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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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19.11.1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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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오승교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실력도 꽤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근데 몇 해 전부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예전만큼의 기량이 나오지 않고 인정받던 시절만큼 뛰질 못하고 있다. 지금은 무리가 되지 않는 포지션인 키퍼를 자주 보고 있다. 예전에는 골을 넣고 경기에 주인공이 되는 것에 익숙했지만 지금은 이제 팀의 일부분으로서 함께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설 `미 비포 유'(조조모예스 저) 주인공 윌 트레이너는 사회적, 경제적, 신체적 모든 조건이 월등하다. 흔히 말하는 사기 캐릭터이고 엄친아이다. 그의 인생은 언제 어디서나 주목받는 주인공이었다. 윌은 교통사고로 인하여 C5/6 사지마비환자가 되었다. 즉 목 이하로는 모든 신체의 신경이 마비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한 윌의 도우미로 루이자가 채용되었다. 루이자와 윌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루이자는 자신이 윌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윌에게 삶의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윌은 끝내 죽음을 선택했다. 반면 윌은 집안만 돌보는 루이자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루이자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꿈을 찾아주고 떠났다. 윌은 루이자에게 미래의 꿈을 심어주었지만 정작 본인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생을 마감했다.

소설은 둘의 사랑 이야기를 배경으로 존엄사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나라는 사람은 이 물건에 갇혀서 살 수 있게 생겨먹질 못했어요. 그런데 의도와 목적에 모두 반해 나를 규정하는 게 이젠 이 휠체어가 됐단 말입니다. 나를 규정하는 유일한 물건이 됐어요.” 윌은 존엄사 선택 배경이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윌의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 역시도 축구에 있어서 주목을 받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점차 그 자리에서 멀어져 조연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그럴수록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몸이 아픈 상황에선 내가 조연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존엄사에 대한 생각은 각자의 선택에 맡기고 싶다. 다만 윌의 존엄사의 선택 배경은 나에게 조금 아쉬웠다. 누구나 언젠가는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역할이 바뀌는 순간이 온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주인공 못지않은 조연이 있기 때문이란 사실은 참 명제가 되었다. 이렇듯 윌이 자신의 상황에서 루이자에게 꿈을 심어준 것처럼 삶의 의지를 갖고 살았다면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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