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위하여
행복한 삶을 위하여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19.11.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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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2019년 7월 10일 기준, 지구촌의 인구수는 약 7,716,600,000 명이다. 이 인구수를 백분율로 환산해서 지구촌의 상황을 분석한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있다. 미국 스텐포드 필립 하츠 박사가 현재 지구촌의 인구 77억을 100명으로 보고, 100명이 한마을에 살고 있다고 가정한 뒤, 발표한 데이터가 바로 그것. 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구촌 마을에는 총 100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볼 경우 아시아인 57명, 유럽인 21명, 아메리카인 14명, 아프리카인 8명이 분포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남자가 52명, 여자가 48명이다. 기독교인이 30명, 비기독교인이 70명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놀라운 통계는, 지구촌 100명 중 20명만이 자기 집에 살고 있으며, 80명이나 무주택자라는 사실이다. 또한 가슴 아픈 사실은 100명 가운데 70명이 문맹이고, 50명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으며, 한 명이 중병으로 앓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은 1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지금 내 집에 살고 있고, 굶지 않고,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잘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현 듯,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찬 가운데, 온갖 대립과 반목이 난무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일어서 씁쓸하다.

결국 불행은 환경의 열악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증폭되는 욕심으로 인한, 불평불만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나라가 물질적으로 빈곤한 나라보다 무조건 행복지수가 높지 않다는 것도 이와 같은 사실을 잘 입증하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풍요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도 저절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제자백가의 일인인 묵자(墨子)는 “非無安居(비무안거) 我無安心也(아무안심야), 非無足財(비무족재) 我無足心也(아무족심야)” 즉, 편안한 삶이 없는 게 아니라 내게 편안한 마음이 없을 뿐이고, 만족할 재물 없는 게 아니라 내게 만족할 마음이 없을 뿐임을 주장한 바 있다.

환경이 우리의 삶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적으로 환경이 우리를 행복하게 또는 불행하게 만든다고도 볼 수도 있다, 지극히 유심적(唯心的)인 인간 존재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환경보다도 행복과 불행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것은, 그 처한 환경에 대한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아닐까? 이 때문에 심리학에선 세상이 곧 내 마음의 투영이고 투사라고 말한다.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화엄경은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즉, 모든 것이 마음의 짓는 바라고 강조한다. 원효대사가 동일한 해골바가지의 물을 깜깜한 밤에는 맛있게 먹었지만, 날이 밝은 후 해골바가지의 물이란 사실을 확인한 뒤, 맛있게 먹은 물을 토해냈다는 것이 바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입증하는 일화다.

마음에 있으면 불원천리(不遠千里) 즉, 천 리 길이 멀지 않다. 마음에 없으면 지척천리(咫尺千里) 즉, 코앞의 가까운 거리도 천 리 길처럼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로마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와 더불어 후기 스토아학파의 거장으로 불리는 노예 출신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We are disturbed not by what happens to us, but by our thoughts about what happens. Suffering is optional.“ 즉,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 때문이라며, 고통은 선택일 뿐이라고 역설함으로써, 내 삶의 행불행을 최종 결정짓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바 나 자신임을 일깨운 바 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공감하며 받아들일지, 부정하며 외면할지도,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는, `나' 자신의 문제일 뿐이다. 나는 지금 행복한 삶을 창조하고 있는가? 불행한 삶을 창조하고 있는가? 나는 매 순간 순간 쉼 없이 흘러가는 인생길에서 어떤 삶을 창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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