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들보다 잘난 人인가?
나는 남들보다 잘난 人인가?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19.11.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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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워비곤 호수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자신의 능력을 평균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용어로, `나는 남들보다 더 잘났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고 경향을 말한다.

워비곤 호수(Lake Wobegon)는 미국의 풍자작가 개리슨 케일러가 자신의 작품에서 만든 가상의 마을로 이 마을의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평균보다 더 잘 생기고, 힘이 세고, 똑똑하다고 믿는다. 심리학자 토마스 길로비치는 워비곤 호수의 사람들처럼 자신이 평균보다 낫다고 과신하는 경향은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라고 하면서`워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on Effect)'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이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과신 효과(overconfidence effect) 또는 기만적 우월감(illusory superiority effect)의 단편이다.

“여러분 중에서 자신이 비슷한 나이 또래, 같은 성별의 평균보다 운전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독자 여러분 중 과연 몇 퍼센트가 손을 들까. 조사에 의하면 10% 정도가 손을 든다고 한다. 90%는 남들보다 운전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로 분류되는 직원들은 전체 인원의 20% 남짓인데 “당신은 회사에 꼭 필요한 우수한 인재입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 정도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덴마크에는 `옌틀로운'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옌트의 법칙(Law of Jante)'이라는 뜻이다. 덴마크 작가 악셀 산드모스가 쓴 소설에 나오는 법칙으로 소설 속 가상의 마을`옌트(jante·보통사람)'를 다스리는 10가지 법칙을 말한다. 옌트로운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보통사람들의 법칙, 평등의 법칙으로 표현될 수 있다. 옌트로운 1 법칙은 `네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지 말라', 2법칙은 `네가 다른 사람보다 더 가치 있다고 믿지 말라', 3 법칙 `네가 다른 사람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지 말라' …10법칙은 `네가 행여나 누구를 가르칠 수 있다고 믿지 말라'이다.

“남보다 잘난 체하지 마라”는 것을 되풀이해서 강조하는 이 법칙은 서로를 빤히 잘 알고 비슷하게 살아가는 마을에서 남보다 잘난 체했다가는 주위에서 은근히 제재를 가하는 덴마크 시골의 눈에 보이지 않는 행동규범과 정서를 풍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덴마크 학교에는 시상제도가 없으며 공부 잘하는 아이를 특별히 칭찬하지 않는다. 모든 아이들이 다르고 존중해야 한다는 뜻도 있지만 옌틀로운의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덴마크에서는 크게 자랑할거리가 생겨도 떠벌리기보다 그저 대수롭지 않은 듯, 마지못해서 한마디 하는 듯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가 시험에 합격 했어”하고 희색이 만면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우리 아이가 어쩌다 보니 시험에 겨우 붙기는 했나봐”하고 덤덤하게 말한다는 것이다.

`위비콘 호수 효과'와 `옌트의 법칙'은 오늘날 미국과 유럽의 정신세계를 표면적으로 대표하는 듯하다. 남들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위비콘 호수 효과는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사업에서부터 스포츠 등 그 어떤 분야에서든지 자신감과 자기에 대한 확신은 필요하며 그래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도 하다. 한편 세계 행복지수 1위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덴마크. 그들의 교육체계와 국민정신은 현재 충북을 비롯한 대한민국 교육계에서 가장 핫한 모델이 되고 있다.

위비콘 호수와 옌트의 법칙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 낙관적 감성과 비관적 이성이 상호 보완하거나 견제하면서 발전해 간다면 그 사회나 개인이 참 아름답고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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