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90년생이 온다
  •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 승인 2019.11.1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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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정선옥 금왕교육도서관장

 

우리 집 큰아이는 90년대 생이다. 집안에 공무원이 많지만 강요한 적은 없는데, 어느 날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대기업에 입사한 선배의 업무 스트레스에 대한 중압감,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벨을 꿈꾼단다.

90년대 생은 사회에 진출하는 연령대가 되었다. 경제학자 우석훈의 저서`88만원 세대'는 취업난과 더불어 비정규직 공포에 시달리는 20대를 가리켜 부르는 말로 표현했다.

도서`90년생이 온다(임홍택 저·고래북스)'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90년대 생의 특징, 노동환경, 소비패턴, 삶의 방식 등을 거론했다. 또한 90년생의 마음을 사로잡고, 깊게 이해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90년생의 특징은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라고 했다. 초단편 소설이 등장했고 줄임말이 전 방위로 확대되었으며, 이모티콘과 짤방이 언어가 되었다. 90년대 생은 재미를 추구한다.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가 되었으며, 서툴러도 재미있는 유튜브 채널을 시청한다. 향후의 취업 자소서는 자소설보다 동영상 중심으로 진화가 예상된다니 신선한 시대적 변화다.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는데 분향소에 갔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90년생의 특징으로 정직함, 솔직함을 말하는데 공감한다. 불편함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부당함과 비합리적인 상황에 과감하게 이슈를 제기한다.

90년생이 직장생활을 힘들어하는 이유로 `꼰대 상사'를 꼽았다. 직장인 열에 아홉은 `사내에 꼰대가 있다'고 대답했다니 생각해볼 문제다. 꼰대의 유형 중에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유형을 전형적인 꼰대로 꼽았다. `까라면 까'라고 말하는 상명하복 유형, `내가 해봐서 안다'라고 말하는 전지전능 유형 등도 꼰대 상사다. 이 외에도 무 배려, 무 매너 유형, 분노조절 장애 유형, 반말하는 유형 등도 꼰대로 꼽힌다. 꼰대 체크리스트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나이나 학번을 물어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속이 편하다.'라는 말에 뜨끔 한다. 어느새 나도 꼰대가 되어가는 걸까?

20대 신규 직원이 바라보는 내 모습은 어떨까? 후배 사서와 격의 없이 지내려 노력하지만 가끔 한계를 느낀다.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20대를 위해 소소한 이벤트를 열어야겠다.

아이와 소통의 벽을 느낄 때, 20대의 자유분방한 사고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 이 책은 도움이 된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유가 생긴다. 최소한 꼰대 선배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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