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 김태종 충북농협 본부장
  • 승인 2019.11.1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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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 충북농협 본부장
김태종 충북농협 본부장

 

오는 11월 11일은 올해로 스물 네 번째 맞는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지난 1996년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은 농민들이 벗삼아 살아가는 흙을 나타내는 한자 土를 숫자로 풀면 十一되기 때문이다.
농업인의 날에 맞춰 매년 도내 곳곳에서 개최되던 각종 기념행사가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으로 축소되거나 취소되어 내심 아쉽지만, 농업인의 날이 갖는 소중한 의미마저 퇴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농가소득이 4천만 원대에 진입하는 등 우리 농업도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지만, 농축산물 수입급증, 농촌 고령화, 농업인력 부족 등 농업인들이 처한 현실은 여전히 어렵고 절박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0년 도시 근로자 가구 소득대비 97.3%를 기록했던 농가소득 비율은 지난해 65.5%로 매년 도농 간 소득격차는 확대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도 도시가구가 5배 수준인데 비해 농촌은 11배로 소득 양극화 역시 심각하다.
농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매년 감소하여, 얼마 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 중 농업예산 비중은 3%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성장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줄어들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수치대로 농업의 가치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걸까? 아울러 GDP는 농업의 참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듯 GDP는 그 한계성으로 인해 산업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주부의 가사노동을 GDP는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오히려 지난 2015년에 조사된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계수를 살펴보면 농업은 0.848로 전체산업 평균 0.774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업이 비록 GDP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경제발전 측면에서 타 산업에 비해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큰 효자산업임을 의미한다.
어디 이뿐이랴. 식량주권 확보,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 방지, 자연보호, 아름다운 경관 제공 등 농업의 비경제적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많은 선진국들이 막대한 농업 보조금 지급을 통해 농업을 지키려는 것도 농업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으로 농업인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많은 국민들이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보고, 농업인의 자부심이 높아지도록 힘찬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면 농촌과 도시가 모두 잘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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