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성장
외상 후 성장
  • 박진홍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 승인 2019.11.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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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박진홍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박진홍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예전 부서에서 기초수급자 신청자 상담을 하다 어렸을 적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된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우 신체·경제적 이유로 마음의 상처에 대한 대비가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들은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도 `불평등'을 겪고 있었다. 이런 불평등을 겪지 않으려면 사회적 보완 장치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재난 트라우마의 경우 장기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 정기적인 방문 등 일상생활과 연계된 사회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까지는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그래서 인간의 외상 반응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는 대체로 그렇게 끝났다. 다시 말해 정상으로 회복되거나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는다. 따라서 정상화를 목표로 한 모든 치료와 약물 및 심리연구는 이처럼 파국적인 외상 후 반응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외상을 극복한다'라는 의미에 대해 상반된 두 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아마도 오늘날 우리 문화에서 가장 지배적인 첫 번째 생각은 외상 사건으로 잘못되고 상처가 남아 망가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부에 불과하지만 점차 더 많은 연구자가 외상의 좀 더 복잡한 특성을 발견했다. 즉 외상 사건이 극복해야 할 고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외상은 변혁적이어서 생존자의 삶에 기로가 된다. 외상 후 생존자들은 달라진다. 때로는 그 변화(아주 많은 관심을 받아 온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들)가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외상 생존자들은 종종 자산의 죽을 뻔했던 경험, 심한 고통, 심지어 타인의 고통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더 의미 있고 충만하게 바라본다. 그들은 악전고투하지만, 더 바람직하게 변하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두 가지 유형의 행복을 정의하는데 그 한 가지는 쾌락주의적 행복이다. 쾌감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가령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복권 당첨으로 즐길 권리를 누리는 쾌감을 들 수 있다. 이런 종류의 행복은 많은 재미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때로는 덧없고 멋진 목적의식이 없다.

다른 종류의 행복인 에우다이모니아는 더 심오해 개인이 성장을 추구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런 행복은 외상 후 성장을 말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가깝다. 많은 이들은 의미를 추구하는 삶을 영위한다. 그들은 설사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지 않더라도 보람을 느낀다.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한 이들은 대부분 반드시 이런 종류의 행복을 추구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외상이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놀라울 게 없다. 외상 경험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종종 발견된다. 예를 들어 고아로 태어났지만 청소년기 시절 훌륭한 멘토를 만나 열심히 노력해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어느 기초수급자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외상 사건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우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이 있음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외상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심신을 쇠약하게 하는 경험이 아니다. 외상 경험에서 생존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살아난(survived)'것이다. 인간이 죽음에 임박하거나 한때 당연했던 많은 것을 잃으면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훨씬 더 깊고 지혜롭게 이해한다. 몇몇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그야말로 살아있다는 행운과 선물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런 노력은 그들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자아실현적 행복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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