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자·경찰 `찰떡공조'
보이스피싱 피해자·경찰 `찰떡공조'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9.11.06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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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70대女, 분평지구대 찾아 신고 … 범인 유인작전
전화 응대방법 지도·경찰관 현장 급파 … 전달책 검거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70대 노인과 경찰이 찰떡공조(?)를 벌여 범죄 조직원을 붙잡았다.

청주 서원구에 사는 A씨(73·여). 그는 6일 낮 12시쯤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발신자는 본인을 은행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자칭 은행 직원은 A씨에게 “발급 받은 카드가 잘못됐다. 예금을 모두 인출해 집 세탁기에 보관하라”고 말했다.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묻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은행을 찾은 A씨는 통장에서 1560만원을 인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곧 A씨 머릿속에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A씨는 재빠르게 집 주변에 있는 분평지구대로 향했다. A씨로부터 사정을 들은 지구대는 범인 유인을 위한 `작전'을 펼쳤다.

A씨에게 전화 응대방법을 지도함과 동시에 경찰관을 현장에 급파했다. 낮 12시 50분쯤 A씨 집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사복으로 갈아입고 집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20대 남성이 포착됐다. 보이스피싱 전달책 대만 국적 B씨(24)가 경찰이 쳐놓은 덫에 걸린 순간이다.

B씨는 경찰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며 “총책 등은 대만 현지에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며 “범죄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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