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쉬는 시간
초등학생의 쉬는 시간
  • 김호숙 청주 새터초 교장
  • 승인 2019.11.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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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호숙 청주 새터초 교장
김호숙 청주 새터초 교장

 

전교생을 교장실에서 한 학급씩 만나 대화하면서 가장 많았던 요구 사항은 쉬는 시간을 지금 10분에서 15분으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다행히 햇볕사랑 시간을 지정해 20분을 자유롭게 놀게 하는 시간이 있어서 어느 정도 쉬는 시간에 대한 배려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 대한 규정은 나라마다 다르다.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올해부터 20분의 쉬는 시간이 정확하게 제공된다고 한다. 쉬는 시간이 아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하여 학령기 아동에게 쉬는 시간을 더 많이 허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체육 시간에 하는 스트레칭이나 운동은 신체 발달 효과는 있지만, 아동의 신경이나 정서발달 면에서는 자유롭게 쉬는 시간에서 얻어지는 효과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잠깐의 쉬는 시간에 놀이기구에 올라가고 친구들과 달리기 경주를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쉬는 시간을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올 수밖에 없다.
교장 연수 차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던 때를 생각한다. 학교장의 브리핑이 있고 학교시설을 돌아보는 사이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눈에 확 띄었다. 저마다 가지고 온 공이며 줄넘기 같은 것을 가지고 놀이에 열중하다가 종이 울리자 놀이도구를 챙겨서 빠른 동작으로 교실로 들어갔다. 신속하게 쉬는 시간과 공부시간이 지켜지고 있었다. 오후 수업을 하거나 방과 후 수업을 하지도 않고 오전 수업만 마치면 선생님도 학생도 모두 귀가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학생들이 쉬는 시간을 늘려달라고 하는 이유는 귀가 시간이 늦은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여진다.
고학년 학생들은 귀가 시간이 너무 늦은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 보통 오후 7시∼8시쯤이고, 9시∼10시 귀가하는 학생도 꽤 있었다.
학생들이 원하는 귀가시간은 몇 시일까?
오후 6시까지는 집에 가서 쉬고 싶단다.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소리도 간혹 들린다. 집에 가면 학습지 같은 집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오후 2시 40분에 일정이 끝나지만 귀가 시간이 늦으니 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10분 쉬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게 당연해진다.
정부에서 교육문제가 어떻게 거론되는지 앞으로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그런 것과 전혀 관심이 없는 초등생들이다. 단지 좀 더 일찍 귀가하여 쉬고 싶어 하고, 정해진 쉬는 시간을 5분이라도 늘렸으면 하고 소망하는 학생들이다.
교육정책을 입안할 때 초등생들의 쉬는 시간에 대한 요구와 귀가 시간을 좀 당기고 싶은 마음을 헤아려 줄 수 있다면, 교육의 방향은 공감대를 갖고 제대로 가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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