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미세먼지 공포
다시 시작된 미세먼지 공포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11.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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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미세먼지 공포가 다시 시작됐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감상할 새도 없이 연일 뿌연 하늘과 마주하는 아침이다. 중국과 몽골에서 시작된 황사가 바람을 타고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충북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과 해제를 반복하며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일명 가을 황사라고 불리는 이번 사태는 2015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나타나면서 미세먼지의 일상화와 장기화에 따른 우려를 높이고 있다. 실제 충북은 지난달 29일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후 올가을만 7번의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다. 3일에는 청주 오송지역을 비롯해 도내 8개 시군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돼 미세먼지 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

내륙으로만 되어 있는 충북은 지형적인 특성까지 겹쳐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나쁜 대기질을 보인 지자체라는 불명예도 얻었다. 살기 좋은 도시의 요건 중 하나인 `공기'부터 낙제점을 받은 충북은 올해도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갑자기 들이닥친 미세먼지에 곤혹스럽기는 지자체나 도민이나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이번에 찾아온 미세먼지의 주 진원지가 중국과 몽골에서 발원된 황사의 유입 때문이라고 하지만 국내 요인도 꼼꼼히 점검해 미세먼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열악한 대기질 수치를 드러내면서 충북도도 대응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4일은 연구용역을 통해 오창에 `미세먼지 대응 산업환경개선 지원센터'를 설치해 미세먼지 저감 정부 정책을 선도하고, 충북의 소각시설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미세먼지 자료 수집·분석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 미세먼지정보센터, 국가 대기오염집중측정소 등의 유치에도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런가 하면 도민의 안전한 생활과 깨끗한 대기환경을 위해 도시 숲 조성안도 내놓았다. 단기전략은 아니지만, 산업단지, 도심 등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곳에 숲을 조성해 미세먼지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도내 기업이 10그루씩 나무를 심는 `기업과 함께 열 그루 심기' 운동과 도심 내 자투리땅을 활용한 `녹색 씸지 숲', `생활 환경 숲' 조성도 눈에 띄는 대책이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662억여원을 들여 167곳에 도시 숲을 조성한다는 도의 구체적인 미세먼지 대책안은 그럼에도 앞당겨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는 엄살이 아니다. 먼지의 종류가 달라졌다. 옛날의 먼지는 나무를 태우거나 흙 등의 자연발생 요인의 먼지였다면, 지금의 먼지는 화학성 물질을 품고 있어 위험하다. 산업사회의 부의 결과가 황폐해지는 대기질의 역습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특히 여과장치 없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쌓이는 미세먼지는 천식, 폐렴은 물론 뇌졸증과 치매 유발 가능성도 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충분히 걱정하고 우려해야 하는 것이 미세먼지인 것이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대기질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력수요도 늘어나는 겨울철임을 고려할 때 중국의 석탄발전소 가동률도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 국제에너지기구가 중국의 석탄발전소 건설이 과다하다는 보고서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질은 경계나 영역이란 말이 불필요하다. 그래서 주변 국가 간 협조 없이는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실효성을 거두기란 어렵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미세먼지 관련해 많은 대책을 내놓아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다시 시작되는 미세먼지의 공포를 해결하기 위해 고도의 정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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