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父子) 기자, 부부(夫婦) 기자
부자(父子) 기자, 부부(夫婦) 기자
  •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19.10.3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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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제 처가는 교육자들이 많습니다. 처 이모부와 이모는 ‘부부 교장’으로 퇴직했고 두 아이 중 딸을 교사로 만들었습니다.
교사뿐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도 자식들을 공무원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법조계 인사들은 자식들을 검사, 판사, 변호사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를 시킵니다.
그러나 기자들은 자식을 기자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지 않는다는 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언론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고 신문, 방송 등 전통 미디어는 쇠락세가 분명한 상황에서 자식에게 기자의 길을 권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그 길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조금 더 편한 일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특히 기자의 일을 잘 아는 만큼 자식을 보면 긍정적인 측면은 안 보이고 부정적인 모습만 보이게 됩니다.

#도내 기자 중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아버지를 이어 기자가 된 ‘부자(父子) 기자’는 두 명이 있습니다.
한 명은 아버지가 방송기자였고 아들은 신문기자로 일하다 신문사 사장으로 퇴직했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아버지가 신문기자였고 아들은 신문기자에서 통신사 기자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신문에서 통신사 기자로 직장을 옮긴 아들 기자에게 제가 “아버지가 기사를 쓰는 것에 대해 코칭을 하느냐”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그 기자는 “아버지가 기사를 봐 준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기자의 아버지는 청주시의 대표적인 상징인 ‘직지’를 세상에 알린 기자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저 역시 올해 기자의 길에 들어선 아들의 기사를 봐주지 않습니다. 선배나 데스크에게 혼나면서 배운 기사 작성 능력이 진짜 실력이고, 아버지는 냉정한 모니터링보다 감정이 실리기 때문에 기사를 봐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서입니다.
제 아들의 기사를 봐주는 것은 아버지가 아닌 선배 기자 또는 데스크의 몫이라고 보고 ‘열심히 하라’는 조언만 반복하게 됩니다.

#도내 모든 관공서에는 부부 공무원들이 많습니다. 공무원이 인기 직업으로 부상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부부 공무원이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특히 교사 부부가 많고 최근에는 경찰 부부도 많다고 합니다.
반면 기자 부부는 극히 드물어 제가 아는 부부 기자는 단 두 쌍에 불과합니다.
한 부부는 회사에서 만나 결혼한 사내 커플이고 또 다른 부부는 남편은 방송기자, 부인은 통신사 기자입니다.
제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주관할 당시 처음 보는 여기자를 보고 다른 기자에게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그 기자는 남편이 방송기자인 통신사 기자로 OOO 기자의 부인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한층 더 친숙한 느낌을 갖게 됐습니다.
이 같이 부부 기자는 누구의 부인 또는 누구의 남편이라는 점 때문에 어느 곳을 가든지 쉽게 주목을 받을 것 같습니다./현대HCN충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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