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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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 승인 2019.10.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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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 HCN충북방송 대표

 

#충북도내 기자들의 모임은 `출신 고교' 모임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임은 일부 고등학교를 제외하면 부정기적으로 모이고 결속력이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기자 10명과 모임하는 것보다 소 100마리를 끌고 도보로 서울 가는 것이 더 쉽다”고 할 정도로 기자 중 개성과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역사가 오래된 고등학교일수록 그 수도 많지만 선배와 후배들의 연령 차이가 워낙 커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힘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중 한 곳으로 보도국장과 편집국장을 수십 명 배출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충북 최초로 지상파방송국의 총국장까지 나왔습니다.

저 역시 기자 경력으로 대기업 계열 방송에 입사해 임원까지 됐지만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즐비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제 출신 고교 기자들의 정기적인 대규모 모임은 중단됐고 친분에 의한 소모임 형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들만으로 구성된 모임은 잘되지 않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는 모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모임 중 의사, 변호사, 세무사, 경찰, 방송기자, PD 등으로 구성된 모임은 학연은 물론 지연 등 공통점이 거의 없는데도 10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고교 출신 모임 중 기자, 검찰, 경찰, 사업가 등 직업은 서로 달라도 비슷한 연령대 모임은 나름대로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면 정보가 많고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릴 일도 없지만 기자들만의 모임에 가면 회사 입장 또는 출입처와의 관계에 따라 어색해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교육감에 대해 어떤 기자는 호평을 하는 반면 다른 기자는 비판적이라면 그 모임 자리가 불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가급적 정치 또는 사람에 관한 주제를 피해야 하지만 기자들의 모임에서 그런 주제가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학연과 지연 중심 기자들의 모임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저는 바람직한 기자들의 모임으로 본인이 취재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모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예로 문화 담당 기자들의 모임 등을 거론할 수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적인 기자들의 모임이 계속 구성됐으면 합니다.

지난 2006년 결성된 `충북과학기자클럽'은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오창과학산업단지가 활발하게 조성될 당시 도청 출연기관인 충북테크노파크와 손잡고 탄생했습니다.

충북과학기자클럽은 일본과 중국의 IT산업과 BT산업 선진지를 견학해 보고서를 만들 정도로 공부하는 기자들의 모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충북도청 출입 기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계로 2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충북과학기자클럽 회원들이 다른 출입처로 옮기면서 결속력이 약화된 끝에 해산했습니다.

충북과학기자클럽의 마지막 작품은 어린이들을 위한 IT.BT 관련 교과서로 도내 초등학교에 수백권을 기증했습니다.

저는 이미 50대 나이로 접어든 제 또래보다 미래산업을 잘 이해하는 젊은 기자들 중심으로 충북의 장래 먹거리를 고민할 수 있는 모임이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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