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은 뛰어난 DB 관리자이자 통계학자였다
나이팅게일은 뛰어난 DB 관리자이자 통계학자였다
  •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 승인 2019.10.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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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김태선 충북 특수교육원 과장 물리교육학 박사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은 예비 간호사들이 정식 간호사가 될 때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고자 `나이팅게일 선서'를 할 때 등장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험한 일도 마다치 않고, 헌신적으로 간호했는가 보다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 사실 나이팅게일이 위대한 인물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희생과 봉사정신뿐만이 아니라 꾸준한 데이터 관리와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시해준 통계적 안목 덕분이었다.

크림전쟁이 발발한 1853년쯤 유럽은 위생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다. 나이팅게일은 흑해 북부 크림반도에서 일어난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 사이의 전쟁에 영국군 야전병원 간호사로 지원했다. 약품 뿐만 아니라 침구류조차 없는 열악한 시설의 야전병원에서 일하면서 날마다 부상당한 병사들의 질병과 사망 등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나이팅게일은 대부분 사망자가 작전 중 사망하기보다는 상처 후유증이나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발생하는 각종 질병으로 사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많은 이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개선하고자 나이팅게일이 생각한 방법은 당시에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방식이었다. 열악한 야전병원의 위생이 더 큰 문제임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로즈 다이어그램(rose diagram·오늘날의 파이 차트)을 만들어 시각화함으로써 방대한 데이터 속에 숨은 중요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로즈 다이어그램(그림 자료 참고)은 1854년 4월부터 1855년 3월까지 1년 동안 동부 전장에서 전쟁으로 인해 죽은 병사의 숫자(그림의 짙은 부분)와 질병으로 인해 죽은 병사의 숫자(그림의 옅은 부분)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나이팅게일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당시 병사들의 사망률이 42%이었던 것이 개선 이후에는 2%로 낮아지는 쾌거를 이룩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공로 등으로 나이팅게일은 여성 중에서는 최초로 왕립 통계학회의 회원이 되기도 하였다.

오늘날 우리는 방대한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분류하는가, 어떻게 그 속에 숨은 한 줄기 중요한 의미를 추출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세상에 살고 있다.

역사 속에서 나이팅게일의 데이터 관리 능력을 살펴봄으로써 미래의 방향을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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