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그리고 백범 김구
방탄소년단 그리고 백범 김구
  • 이혜진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 승인 2019.10.13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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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혜진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이혜진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지난 2017년 가을 어느 아침. 여느 때처럼 출근 준비를 하면서 TV를 보던 나는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이 미국 음악 3대 시상식 중의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공연을 했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처음엔 `그룹 이름이 저게 뭐야, 촌스럽네.'라는 생각에 웃음이 피식 나왔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환호를 보내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방탄소년단이 누구기에 저렇게 미국인들이 좋아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처음 방탄소년단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2019년 현재 방탄소년단이란 이름은 비틀즈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위상을 갖게 됐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는 지난 1년간 세 곡이 1위를 차지했고, 더욱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시작돼 미국, 영국, 브라질, 프랑스 등에서 펼쳐진 스타디움 투어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해외 팬들은 공연이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그들을 보기 위해 노숙을 하기도 했다. 과연 방탄소년단에게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오래전 아미(방탄소년단 팬)가 돼버린 나에게 그 이유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꿈과 희망을 주는 노래 가사, 화려한 퍼포먼스, 팬들과 소통하는 진솔한 모습, 높아진 인기에도 늘 겸손한 모습들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 또한 엄청나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가져온 국내 경제 유발 효과는 5조 원이 넘고, 방탄소년단이 창출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연평균 80만 명 정도라고 한다. 또한 전 세계 팬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 문화를 배우는 등 방탄소년단이 한류 확산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증명하듯 방탄소년단은 한류 및 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문득 고등학교 시절 문학 시간에 배웠던 백범 김구 선생님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또한 한 시상식의 수상 소감에서 “김구 선생이 말씀하신 `오직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문화를 향유함으로써 사람이 사람다워진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아직 어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20대 청년의 생각이 어쩌면 이렇게도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국가대표의 마음으로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일곱 청년들.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앞날에 끝없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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