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구조와 교육의 시소게임
경제구조와 교육의 시소게임
  • 이영숙 시인
  • 승인 2019.10.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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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이영숙 시인
이영숙 시인

 

시립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 리더 교육’ 중 디베이트 텍스트로 건강한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 교양서인 채사장의 『시민의 교양』을 다뤘다. 교육하는 입장이라 여러 장 중 교육론에 큰 관심을 두고 탐독했다.
저자는 교육은 내용보다도 형식이라는 경제구조가 좌우한다고 피력했다. 왜 우리는 치열하게 경쟁하는가? 저자는 시장의 자유와 정부 개입의 장단점, 그 대안으로 유연 안정성을 들었다. 적절한 시장의 자유와 정부 개입이 균형을 이룰 때 교육 문제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어디에 두고 출발할 것인가? 경쟁 없는 교육도 사회 발전을 가져오는가?
교육 현장의 행복과 사회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그 유연 안정성의 기준점은 어디인가?
경제구조인 자본주의 시스템이 문제라면 공산주의와 병합한 새로운 구조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딜레마다. 덴마크는 시장의 자유를 소극적으로 줄이고 정부개입을 키운 만큼 기업으로부터 걷은 세금이 많아 복지가 잘 돼 있다. 기업은 세금을 많이 내는 그 대가로 고용 기간을 10년 안팎으로 두어도 된다는 고용 자유 보장을 받았다. 노동자는 실직해도 4년간 실업급여를 90%나 받는다. 고용 안정성은 없지만 복지는 큰 편이다. 그러니 국가 차원에서 대학등록금을 지원해도 대학에 가려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 그러면 향후 그 나라는 어떻게 되는가? 국민의 행복과 경제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아무래도 요원하다. 한쪽이 내려가면 다른 한쪽은 올라가는 그야말로 시소게임이다.
정보와 지식이 자본과 노동을 대신하는 구조에서 경쟁 없는 상태의 순수한 상승곡선을 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좁게는 학교에서 비경쟁 독서토론 방식으로 독서수업을 할 때도 시간 투자 대비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인다. 하브루타와 찬반 토론, 비경쟁 토론은 따로 분리된 수업이 아니다. 좋고 나쁨을 가려 버리고 취해야 할 방식이 아니라 주제에 따라 병행할 때 옳고 그름이나 이치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방안까지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단계를 거친 후에야 현상의 안과 밖을 제대로 꿰뚫을 수 있는 식견도 생긴다.
교육 쪽은 책상물림으로 펴는 이론과 현장이라는 실제 사이와 간극이 너무 크다. 현장에 있다가 정책자가 되면 자리가 정책이론자로 만들기 때문에 금세 현장 상황을 잊는다. 그러니 늘 형식에 치여 내용이 고사당하는 격이다. 과거 없이 현재가 없고 현재 없이 미래는 없다. 모든 것은 한 몸처럼 유기구조를 이룬다. 하나가 상승하면 다른 쪽은 하강한다. 장점을 뒤집으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경제구조의 유연 안정성이 교육 내 경쟁을 약화하는 것이라면 그 기준점 마련이 우선이다. 단시간에 고성장을 가져온 한국이라는 특수성도 감안하고 글로벌 시대와 4차산업혁명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흑백논리로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상황과 특성에 맞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교육은 일정한 틀에서 생산품을 쏟아내는 기계가 아니다. 전통방식과 새로운 방식을 잘 조합하여 그 사람에게 맞는, 그 가정에 맞는, 그 사회에 맞는, 그 나라에 맞는, 그 맞춤형 시스템 적용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좋은 정책들을 모델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나라 역사와 환경, 특성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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