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산지유통시설 `휘청'
충북 산지유통시설 `휘청'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10.0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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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경영부담
작년 흑자 43%로 급감
내년 1월 `주52시간제'
300인 미만 피해 심각
농업 특성 반영 목소리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농업계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경대수 의원(자유한국당)이 농협 APC(산지유통시설) 실태조사를 통해 정부 경제정책이 농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결과, APC 인건비가 급증하고 경영상태도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농협 APC의 평균 선별인력 인건비는 2억9300만원으로 전년대비 6.9% 증가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7년 대비 최저임금이 16.3%가 오른 지난 2018년은 3억2000만원(9.2%), 10.9%가 인상된 2019년은 3억7000만원(15.6%, 연말추정)으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 APC평균 선별인력 인건비를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기 전인 2017년과 비교해 볼 때 7700만원(26.3%)이나 증가했다.

403개 전체 APC에서 2년 만에 총 310억여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충북지역에서 가동 중인 30여개 APC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지역 APC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며 “정부 정책이라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는 APC 손익감소로 이어졌다.

2015년~2018년까지 APC를 대상으로 각 연도별 매출액과 손익 등을 분석해 본 결과, 2015년과 2016년은 흑자 APC가 53%, 52%로 더 많았다.

반면 지난 2017년은 49%로 흑자와 적자가 비슷한 수치를 보였으나 2018년은 흑자 APC가 43%로 급감했다.

APC 평균매출액은 등락을 반복해 2015년 1100만원 적자에서 지난해에는 1억3900만원으로 약 13배 가까지 손실이 늘었다.

주52시간 근무는 현재 적용대상 APC가 14개소(300인 이상)에 불과하지만 50~300인 미만 사업장이 적용되는 내년 1월부터는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역 APC의 한 관계자는 “수확기에는 일이 몰리고 일손이 부족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 물량을 처리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APC는 주 52시간제 도입 제외를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농업 특성상 농산물 수확시기에 따라 APC 입출고물량이 변동되고 물량이 집중되는 출하기에는 근로시간이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 농·수·축협 등은 인건비 증가로 경영상태가 악화하고 농번기에 일당을 주고 노동력을 고용하는 농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되고 있다.

경대수 의원은 “농산물은 비용의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는 게 불가능해 최저임금 상승과 주52시간 적용 등 비용 상승은 농민들의 소득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와 APC 주52시간 제외 등 정부정책 논의과정에서 농업·농촌의 특성이 반영되도록 농림부와 농협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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