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 입에 회자하는 말이 있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이다. 유명한 대중가요인 ‘아모르파티’의 가사인 이 말은 요즘 시대 청년층의 모습을 보여주는 말로 유명하다. 우리 시대는 ‘삼포 세대(三抛世代)’라 해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용의 지출 등의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 세대를 말하는 이 단어는 2010년대 등장한 단어로, 여기에 더해 집과 경력을 포함하는 ‘오포 세대(五抛世代)’, 연애·결혼·출산을 포함하는 ‘칠포 세대(七抛世代)’까지 등장하고 또한 ‘니트족’이라 하여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로, 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말까지 등장하며 요즘 청년층의 단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경제적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고 천정부지로 솟은 집값, 생활비용에 고통받고 있고 대기업만 중시하는 사회구조 때문에 최고의 스펙, 일류기업 입사가 아니면 실패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에 억압당하며 연애 또한 일종의 사치로 여기고 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사랑 대신 상대방의 스펙을 우선시하는 경제적 결혼문화의 보편화, 결혼 준비 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상대적으로 그에 따른 조건을 갖추지 못한 젊은이에게 결혼에 대한 좌절감을 준다. 젊은이들은 결혼했다 하더라도 아이를 양육하고 기르는 육아 비용에 대한 부담을 받게 되고 이러한 경제적 부담감으로 인한 저출산의 확산, 워킹맘에 대한 일할 수 있는 권리 보장, 배려 장치 등의 부재는 요즘 젊은 부부들의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나 또한 이 시대의 청년층으로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과거 대학생 시절 취업을 준비하던 때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택한 것도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이 아니라 정년이 보장된 직업이기에, 안정적이기에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또한 결혼을 해야 할 때인 지금은 결혼을 꼭 해야 되나 하는, 결혼의 필요성은 줄어들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 까란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 굳이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아이를 꼭 낳아야 할까라는 고민 또한 앞서 든다. 아이를 낳게 되면 양육에 따른 육아휴직이 이어질 것이고 자연스레 일터에서 멀어지고 복직하더라도 육아와 병행한다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그리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 속에서 많은 사람이 아직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은 연애 또한 사치로 느끼며 그마저 포기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 소비 감소, 인구 고령화 등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침체 및 사회 전 분야의 침체를 발생시키는 청년들의 이러한 슬픈 단상은 당장은 극복할 수 없겠지만 국민 전체가 극복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조차도 외면하지 말아야 할 문제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