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 청주시 청사진은 어디에
인구 100만 청주시 청사진은 어디에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10.09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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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석재동 부장
석재동 부장

 

‘세종시 빨대현상’에 신음하는 청주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8일 대전시청에서 진행된 세종시와 대전시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세종시에서 주변 도시 인구들을 빨아들이는 ‘세종시 빨대현상’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세종시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5년간 세종시로 전입한 27만7594명 중 전출지가 수도권인 비율은 26.0%(7만2317명)에 불과했다.
이밖에 전입자는 대전 37.4%(10만3천937명), 충남 11.6%(3만2천299명), 충북 11.0%(3만476명) 등 충청권에서 세종시로 이주한 비율이 60.0%가량을 차지했다.
충북에서 세종으로 빠져나간 인구의 상당수는 청주시민으로 추산된다.
불과 3년전 2020년까지 인구 100만은 달성하겠다는 청주시의 원대한 목표가 무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통합청주시 출범 2년이 흐른 지난 2016년 9월 6일 청주시는 84만여명인 인구를 2020년까지 100만명으로 늘린다는 내용의 ‘100만 인구 늘리기 종합 대책’을 수립해 발표했다. 애초 계획인 2025년보다 5년 앞당겨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당시 시는 2030년 글로벌 대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필요 최소 조건이 인구 100만 달성이라고 설명했다.
청주를 비롯한 세종시 주변 도시에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세종시로 빠져나가는 ‘세종시 빨대현상’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 발표된 청주시의 이 같은 계획은 실현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시와 이 정책을 수립한 공무원들은 통합시 출범 후 광범위하게 퍼진 청주시민들의 자신감에 기대어 정책 달성이 가능한 쪽에 무게를 뒀다.
그런데 인구 100만 달성 목표연도인 2020년이 석달도 남지 않은 현재까지 청주시의 인구는 당시 84만여명에서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인 83만9347명(외국인 포함 85만3177명, 8월말 기준)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세종시 빨대현상을 지속적으로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러면 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까.
당시 청주시가 내놓은 인구늘리기 시책이 재탕과 짜깁기로 메워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구늘리기 정책의 방향과 전략을 잘못 잡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구늘리기사업의 주요 내용은 △출산장려 및 양육여건 개선 △전입 촉진 △일자리 창출 △정주여건 개선 등 4개 부문으로 압축됐다.
그러나 시가 발표한 대책은 이미 여러차례 제시된 내용으로 눈에 띄는 새 시책은 없었다. 과감하지도, 충분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실현가능성이 높은 대책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유입시책이었다. 하지만 민선 6기 21조원이 넘는 투자유치도 당장의 인구증가에는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인구정책의 초점은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부터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물목만 잔뜩 나열한 백화점식 정책으론 결과를 얻지 못하는 허황된 신기루만 보게 될 뿐이다.
그렇다고 청주시의 인구 100만 정책이 잘못 설정됐다는 것은 아니다. 장밋빛 립서비스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 실천방안과 빈틈없는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청주시가 민선 6기 인구정책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진정성 있는 후속대책 수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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