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발점에 선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다시 출발점에 선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10.07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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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7일 개막했다. 2년 만에 개최되는 올해 비엔날레는 총감독제를 부활시켜 준비했고, 문화제조창C라는 공간에서 첫선을 보이는 비엔날레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개막 이전에 미리 공개된 비엔날레 전시장은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엔날레의 새판을 짰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이고 보면 지난 비엔날레의 위상이 어때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전시장은 예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전시 구성과 작품을 볼 수 있다. 본 전시장은 작품 관람이 편하게 동선을 배치했고, 작품이 돋보이도록 연출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함이 느껴진다. 비엔날레가 실험적 예술을 보여주는 장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공예의 변화와 다양성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국제공모전이 4년 만에 새롭게 부활되면서 공예비엔날레로 인지도를 얻었던 청주비엔날레가 새로운 출발점에 섰으며, 초대국가관의 경우 4개관으로 분산되었지만, 예술작품의 수준을 높여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물론 전시장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하면서 달라진 공간의 원형이 그렇고, 1층과 2층 공간을 비워둔 채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피할 수 없는 공간의 어수선함도 그중 하나다. 또 본 전시장 외에 청주 인근에 분산되어 있는 전시장 연계도 이번 행사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라는 공간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안재영 감독의 의도가 관람객들과 어떻게 다가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전체 윤곽을 드러낸 올해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규모나 짜임이 국제행사의 틀로 구성되었고, 몽유도원이란 주제가 제시한 공예의 미래와 가치도 읽힌다. 특히 문화제조창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시너지가 빛을 발하면서 청주만의 거대한 문화기반은 타 도시의 부러움을 사기 충분하다. 문화제조창C 광장에 서면 건축물의 위용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공간이 주는 아우라는 유럽의 유명 문화공간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세계인들이 유럽으로 끊임없이 발길을 이어가는 것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과 역사성 때문이다. 미세먼지와 대기질을 걱정해야 하는 공장을 짓지 않고도 유럽이 오래도록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문화유산 때문이다.
이처럼 부러워만 했던 거대한 문화예술 시설을 청주가 보유했다는 것은 큰 자산이다. 이 자산을 어떻게 활용해 풍요롭고 살기 좋은 청주를 만들 것인가는 지자체와 지역민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 속에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앞으로 어떻게 방향키를 잡고 나아갈 것인가도 지역 문화자산의 파이를 키우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공간의 변화처럼 청주시는 비엔날레를 독립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엔날레가 개최될 때마다 대두하였던 논란을 잠재우고 제대로 된 국제행사로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공예로 20년 역사를 품은 행사지만 역대 비엔날레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숱한 좌충우돌 속에 다시 비엔날레의 가치를 고민하게 됐다는 점에서 올해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시나 관계자들은 당장 코앞에 닥친 행사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겠지만 40일간의 비엔날레 여정이 끝나면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청주문화의 큰 틀을 수립하고 다듬으면서 비엔날레의 조직과 운영방식, 추진방향 등을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담보해 나갈 예술세계도 선명하게 그려내야 한다. 
“감독으로서의 비엔날레 임무는 끝나지만, 공예비엔날레의 토대 위에서 충북의 작가와 지식인들이 앞으로 비엔날레를 역사적으로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깊어져야 한다”는 안재영 감독의 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때 문화제조창의 역할도, 문화도시 청주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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