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골 깊어진 지방 주택시장…"지방 맞춤형 정책 지원 필요"
침체 골 깊어진 지방 주택시장…"지방 맞춤형 정책 지원 필요"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10.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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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11.5% 상승하는 동안 오산·평택·안산 2.1% 하락
경북·경남·충북 아파트 실거래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건산연 "지방 주택시장 리스크, 금융 리스크로 전이 위험 존재"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는 서울과 달리 지방 주택시장의 위험성 날로 커지면서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방 주택시장의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되고, 서울과 지방의 주택시장의 양상이 다른 만큼 정책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경기·인천 주택시장은 2017년 이후 외곽에서부터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해 2018년 말부터 하락장으로 전환됐다.



일부 지방보다 하락폭 큰 수도권 외곽지역 존재한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17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11.5% 상승하는 동안 서해안권(오산시·평택시·안산시 등)은 2.1% 하락해 수도권 내에서도 편차가 커졌다.



건산연은 지역 경제 기반 약화와 서울 접근성이 수도권 주택가격의 편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17년 1월∼2019년 9월 동안 지방보다 하락폭이 큰 지역은 평택시(-7.6%), 오산시(-6.1%), 안성시(-5.5%), 안산시(-3.8%) 등이다. 경기도 내 8600여 세대의 미분양 주택 중 43.7%에 달하는 3700여 세대가 평택시·안성시 두 지역에 집중돼 있다. 향후 인근 지역인 화성 동탄2, 평택 고덕신도시 등에서 주택공급이 지속될 경우 하락세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의 양상은 서울로의 대중교통 접근성과 뚜렷한 선형관계가 있어 광역교통망 여건이 외곽지역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북·경남·충북 지역에서는 아파트 실거래가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등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경북·경남·충북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울산·충남·강원·부산은 10% 이상 하락했다.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충북·경북·충남·경남은 40개월 이상, 제주·울산·부산·강원·전북은 20개월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 주택시장은 지역 경제 악화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아 재고 주택가격 하락폭이 크다. 아파트 시세 기준 최고점 대비 ▲경남 거제시 -34.6% ▲창원시 의창구 -22.6% ▲울산 북구 -22.5% ▲경북 포항시 북구 -22.6% ▲충북 충주시 ?17.7% ▲전북 군산시 17.2% 등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주택시장의 리스크가 가장 크고 재고 주택시장 및 신규시장 모두에서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게 건산연 분석이다.



허윤경 실장은 "수도권 다음으로 큰 시장이나 단기간 리스크 해소 가능성 낮다"며 "연체율도 전국 최고 수준이고, 경남 신규시장 중심으로 금융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어려운 지역 경기 상황과 주택 경기의 악화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연체율 상승·PF부실 등)될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은 주택담보대출 평균 LTV(2019년 2/4분기, 49.4%)는 하향 안정세지만, 지방은 주택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평균 LTV가 상승(56.2%)하면서 리스크가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대부분 지방 시도의 연체율이 올라갔고, 울산, 경남은 1.75%까지 상승했다. 지난 4월 기준 경남의 HUG 분양보증사고 금액은 2022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에 대해 허윤경 실장은 "주택담보대출은 비교적 하향 안정세이나 최근 2∼3년간 비교적 고금리인 기타 대출이 증가하면서 지방 가계대출의 질적 구조가 악화됐다"며 "신규시장의 공급자 금융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산연은 금융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높은 미분양관리지역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를 비롯해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재고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주택소유자 대출 조정 프로그램 운영 검토가 필요하고, 리스크가 큰 지방시장에 대해서는 리스크 분담 차원에서 규제 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허 실장은 "모두가 서울 집값만 쳐다보는 사이 주택시장 침체로 지방의 지역 경기, 지방의 가계, 기업 모두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지방의 어려움을 제대로 인식하고 금융리스크로 전이되기 전에 미분양관리지역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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